우상호-일부 언론의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흔들기 타당한가

조현호 기자 2022. 6. 2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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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프렌들리도 좋지만 대통령 언어 거칠어" "횟수 줄여야"
JTBC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은 특권 아닌 의무다"
언론도 대통령과 만나 질문하는 건 책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 이른바 '도어스테핑'(door-stepping) 발언 일부 내용이 최근 논란이 되면서 야당과 일부 언론이 도어스테핑 자체를 문제삼고 나섰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와 문답을 문제 삼는 것은 '발언이 거칠다' '저러다 사고 친다' '대통령이 다 세상 아냐' '정부 입장과 혼선이 된다' 등이다. 야당 인사들이 자신들 정부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현 대통령이 한다고 하니 불만을 갖는 것은 그렇다 해도 언론이 이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어렵게 부여된 취재 접근권을 스스로 걷어차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경찰 치안감 인사 '국기문란' 표현, 고용노동부 장관의 주 52시간 개편 방안 발표를 '공식 발표 아니다'라고 한 발언, 검찰총장 인사 지연 등 세가지 국정 난맥상을 제시하면서 문제점의 하나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문제삼았다.

우 위원장은 “도어스테핑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의 언어가 너무 거칠고 단정적인 것도 우려스럽다”며 “저는 이 문제를 한번 지적했었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반드시 이것이 조금 위험할 수 있다”며 “프레스 프렌들리한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통령의 언어가 너무 거칠고 단정적인 것이 오히려 국가 혼란의 문제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우 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방식이 “회의적”이라면서 “자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본인의 생각과 구상을 소상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가는 방식의 백브리핑이 진정성이 있는가”라며 “오히려 저런 방식의 백브리핑에 언론이 활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강하다. 불리한 주제는 말씀 안 하지 않느냐. 솔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여기에 더해 도어스테핑 횟수를 줄이라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좌동욱 한국경제 기자는 26일 온라인 기사 '윤석열 도어스테핑 피로감 [여기는 대통령실]'에서 자신이 '도어스테핑도 조마조마하다',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겠다'는 대통령실 바닥 민심을 들려줬다면서 “언론들이 이런 의견들을 이런 저런 참모들에게 건네지만, 실제 대통령 귀에 들어가고 있는 지 여부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좌 기자는 △윤 대통령이 주 52시간 개편안 발표가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발언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비판에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도배하지 않았냐”는 발언 △김건희 여사 질문엔 “대통령은 처음이라,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라고 한 말들을 불안불안하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이런 문제가 나오면 해법이 두가지라고 제시했다. 그는 “우선 대통령이 정답을 얘기할 수 있도록 참모들이 사전에 예상 질문과 답변을 만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삼라만상의 모든 국정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정답을 꿰고 있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다른 해법으로 “도어스테핑 횟수를 조금 줄이는 방안”을 들면서 “다만 도어스테핑은 정기적이어야 하고 예상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썼다.

하지만 안 하던 것을 하다 초기에 나타나는 발언 논란으로 아예 매일 대통령과 만나 질문하고 답변을 생중계하는 행위 자체를 흔드는 주장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대통령과 기자의 대화라는 소통의 문제를 이런 식으로 못 마땅해 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대변한다고 자임하는 언론인이라면 국민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장 절박하고 중대한 현안을 묻는 것은 책무다. 그런데 대통령 발언이 거칠다고 이런 기회 자체를 하라 마라, 줄이라 마라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대통령이 청와대 기자들과도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에 몸담고 있던 책임 있는 인사들이 '도어 스테핑이 위험하다, 사고 터진다'고 비난하는 것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무엇보다 '도어스테핑'과 같은 대통령과 기자의 대화는 대통령의 특권이 아닌 의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진규 JTBC 기자는 25일 '백브리핑 '소통과 무덤 사이'? 도어스테핑 향한 시선들'이라는 방송에서 '무덤이 될 수 있다'(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민주당 의원), '사고 터진다'(박지원 전 국정원장)는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그런데도 출근길에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소통 시도를 무조건 멈추는 게 또 정답은 아닐” 것이라면서 “선거로 뽑힌 지도자가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건 특권이 아니라 의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 기자는 “결국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지는 힘과 무게감을 도어스테핑 바로 이 약식 기자회견에 잘 담아내는 게 중요한 거겠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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