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다자외교 데뷔.. MB 이후 13년 만에 '원전 세일즈' 시동

김미경 2022. 6.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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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참석.. 오늘 출국
회의기간 중 14차례 양자회담
체코·폴란드·네덜란드 상대
소형모듈원전 수출방안 모색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다자외교' 데뷔전을 준비 중인 윤석열(얼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며 '원전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30일 스페일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27일 출국한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출국을 하루 앞두고 별도의 외부 일정 없이 '외교 데뷔전' 준비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나토행은 외교적으로는 한국 대통령의 첫 참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의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아시아-태평양 협력국으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나토에 초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윤 대통령의 반중-반러 외교정책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우선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연대 강화,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 구축, 사이버·항공우주·기후변화 등 신흥 안보위협에 대한 대응모색 등에 중점을 두되 반중-반러 색채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29일 나토 동맹국 파너트국 회의에 참석해 2006년 한-나토 글로벌 관계수립 이래로 현재까지 협력현황을 평가하고, 복합적 국제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 역할 의지를 언급할 예정이다. 또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트너국 회의에 참석하는 행사가 윤 대통령 순방의 본행사"라고 언급했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같은 날 잡혀 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간 회담을 연다. 3국 정상회담은 4년 9개월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다만 한일 정상 간의 약식 회담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마 열릴 확률의 희박할 것"이라며 "(한일 정상이 만나려면) 얘기할 주제가 있어야 하는데 한미일 간에는 한반도 정세와 비춰 논의할 안보 현안이 있지만, 일본 참의원 선거 이전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한일 양국이 아직 구체적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갑자기 만나고 언론에 공개할 내용이 없다"며 "공개할 게 없으면 안 하는 게 좋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특히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을 적극적으로 가지면서 원자력 수출과 반도체 공급망 구축, 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의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14차례의 양자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체코, 폴란드, 네덜란드와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수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원전 수주 경쟁에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기로 했다. 그동안 쌓인 '한국은 탈원전 국가'라는 국제사회 인식을 뒤집어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9년12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한전 컨소시엄의 원전 수주를 지원한 뒤 13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원전 세일즈에 나서는 셈이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29~30일동안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는 양국 간 반도체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재확인하고, 캐나다와는 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 폴란드와는 방위산업 관련, 덴마크와는 신재생에너지 등 경제의제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토 정상회의에) 유럽과 아시아 여러 정상이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현안들, 또 수출 관련 문제라든지 이런 것도 필요하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원전 세일즈 외교에 발맞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를 체코와 폴란드로 택해 중유럽 국가들과의 산업·에너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체코는 8조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폴란드는 40~50조원 규모의 신규원전 6기 건설 수요가 있는 곳이다. 정부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을 공언한 만큼, 해외 원전수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28일부터 29일까지 체코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부터 7월 1일까지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체코에서는 시켈라 산업통상부장관과 비스트르칠 상원의장, 폴란드에서는 모스크바 기후환경부 장관과 부다 경제개발기술부 장관 등 산업·에너지 분야 주요 고위급 인사와의 양자면담을 갖는다. 산업부는 방문기간 중 체코와 폴란드에서 비즈니스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 기업인들과 정부인사들이 참석하는 '한국원전과 첨단산업의 밤' 행사도 개최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견고한 밸류체인을 보유한 우리 원전산업의 강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원전과 첨단산업을 바탕으로 양국의 산업·에너지 협력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홍보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김동준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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