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재 민족사관고 이사장 별세

전형민 2022. 6. 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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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에 파스퇴르유업 창업하고
수익금 민사고 설립·운영에 쏟아
학교 자리한 덕고산에 안장 예정
국내 대표 영재형 명문 고등학교인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설립자 최명재 이사장(사진)이 26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최 이사장은 삶의 전반부는 기업인으로, 후반부는 교육인으로 살았다. 고인은 1927년 전라북도 김제 만경면 화포리에서 태어나 만경보통학교와 전주북중 졸업 후 서울대 경영대학의 전신인 경성경제전문학교를 나왔다. 상업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1960년대에 직접 운수업(성진운수)을 일으켜 이란으로 진출하며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물류운송업을 번창시켰다.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는 전혀 인연이 없던 낙농업에 뛰어들어 1987년 강원도 횡성에서 파스퇴르유업을 창립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저온살균 우유를 도입해 최초로 미군에 납품하는 등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출시 1년 만에 매출이 10배 늘어나고 우유업계 4위까지 성장했다.

고인은 파스퇴르유업 창립 9년여 만인 1996년 횡성군 파스퇴르유업 공장 옆 38만5000평 용지에 민족주체성 교육을 표방하는 민사고를 개교했다. 파스퇴르유업을 운영하면서 번 수익금 대부분을 민사고 설립과 운영에 쏟아부었는데, 그 액수가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인은 1970년 영국 이튼학교에서 넬슨 제독의 전승기념일 행사를 지켜보며 이튼학교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지도자 양성과 민족적 정체성을 가진 인재 양성을 목표로 개교를 결심했다. 실제로 민사고 개교 이후 학생들에게 "조국과 학문을 위한 공부를 하고, 출세가 아니라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사고는 파스퇴르유업 부도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걷기도 했다. 당시 교사들이 급여를 받지 않고, 학부모들이 자진해 기숙비를 납부하는 등 어렵게 학교 운영을 이어가다 입학 정원을 150여 명으로 늘려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고인은 부인과 슬하에 2남 2녀를 뒀다. 장남인 최경종 민사고 행정실장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 학교 운영을 맡고 있다. 발인은 28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고인의 뜻이 강하게 깃든 횡성군 안흥면 민사고가 자리한 덕고산 자락이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민사고 학교장으로 치러지며 28일 오전 9시 영결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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