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산소탱크' 가로수, 탄소중립 첨병으로

대전=박희윤 기자 2022. 6. 26. 18: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시 미관개선·도로안전 기능 넘어
탄소흡수·미세먼지 저감 역할 부각
전국 4만km 거리 940만 그루 식재
산림청, 앞으로 매년 300km 확대
체계적인 관리로 '녹색도시' 조성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조성된 메타세쿼이아길과 양버즘나무길. 사진 제공=산림청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조성된 양버즘나무길. 사진 제공=산림청
[서울경제]

도심 가로수가 탄소중립 달성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첨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도시 미관 개선이 주요 역할이었지만 탄소 흡수와 미세먼지 저감, 생물 다양성 증진 등의 기능이 새롭게 조명받으면서 필수재로 자리잡고 있다다. 정부의 체계적인 조림 정책과 지자체의 인식 전환이 도심 가로수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 전국 가로수의 총 조성 거리는 4만 4034㎞다. 전국 도로 연장 10만 8129㎞의 40.7%에 이르고 규모로 식재된 전체 가로수는 942만 3000그루에 달한다. 산림청은 앞으로도 매년 300㎞ 거리에 가로수를 심을 계획이다.

가로수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수종은 왕벚나무와 벚나무다. 전체 156만그루로 전체 식재량의 16.6%를 차지한다. 이어 은행나무 102만 9000그루(10.9%), 이팝나무 65만 5000그루(7.5%), 느티나무 54만 3000그루(5.8%), 무궁화 50만 8000그루(5.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과거에 비해 수종을 다변화한 것도 달라진 변화다.

가로수는 크게 도로안전 및 쾌적한 보행환경 제공, 아름다운 가로 경관 조성, 도심 친환경성 강화, 생물 다양성 증진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차량 운전자가 사고 예방 및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보행자에게는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한다. 또 도시 녹지축의 형성과 특징적인 가로 공간을 공급해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다 도심 가로수의 기능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탄소 흡수와 미세먼저 저감을 비롯해 대기오염물질 정화, 도시 열섬 효과 완화, 이산화탄소 흡수, 소음 방지 및 방풍, 그늘 제공 및 복사열 흡수, 바람 조절, 습기 보충, 건조 방지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야생동물 서식지 제공을 통한 생물 다양성 유지 및 증진,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제공, 도시 생태계 형성 기여, 차단된 도시 녹지의 연결축 확보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산림청 연구에 따르면 가로수를 기반으로 도시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도 떨어뜨리고 도로에 침엽수를 조성하면 자동차 소음을 75%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하고 가지와 나무줄기가 침강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 각각 저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로수의 기능과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각 지자체들도 특색있는 가로수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연수구 선학사거리~청학사거리 2.5㎞에 비류대로 가로수길을 조성해 2018년 준공했다. 버즘나무 470그루를 왕복 복층으로 조성하고 가로수 형태를 특화해 아름답고 특색있는 스카이라인을 구현했다.

전북 전주시는 덕진구 우아동3가 백제대로 0.85㎞에 마중길 가로수길을 2017년 전주역 앞에 조성했다. 도로 중앙부에는 느티나무, 이팝나무 가로수길을 마련했고 다양한 이벤트 공간도 설치했다. 전주 마중길 가로수길은 2017년 ‘녹색도시 우수 사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산림청은 가로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가로수 조성과 관리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우선 가로수의 조성과 관리를 위한 세부 기준을 명시한 가로수 조성·관리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가로수 식재와 관리 기준 등의 세부 기준을 도시숲법에 따라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로수 담당자와 사업자 등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가로수 기술자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교육 인원을 연간 60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5개 권역별 현장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 지자체 담당자 및 사업 실행자 400명을 추가로 교육하며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해 언제든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가로수의 생태적 건강성과 가지치기 등 수형 관리 상태, 안전 및 재해 예방, 시민 참여 활성화, 신규 사업 반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개발했다. 표준화된 지표에 따라 지자체는 가로수 정책을 평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가로수 조성과 관리에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간 지원조직 설치를 명문화했고 민관 가로수 협의회를 정례화해 정책 제언과 의견 제시 등 국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임하수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가로수 식재를 통해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시대에 효능과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로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