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위한 헌신, 우리가 기억합니다"

이진한 2022. 6.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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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 열린 '리버티 워크'
6·25 참전 미군희생 기리려
미국서 모금 걷기대회 시작
25일 서울서도 처음 열려
김승유 전 회장 등이 주도
부영그룹은 10만달러 후원
"참전병 고향 학교에 도서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경욱 전 교보생명 부사장이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리버티 워크` 행사에 참여했다. [이진한 기자]
1950년 6월 25일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을 불법 남침하면서 일어난 한국전쟁(6·25전쟁)은 3년간 지속되며 약 62만명의 한국군에게 인명 피해를 입혔다고 알려졌다. 한반도 전역에는 그러나 한국군 외에도 16개 참전국에서 보낸 지원군이 흘린 피가 스며 있다.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참전국 중 가장 먼저 병력을 보낸 미국의 경우 전쟁 기간 동안 178만9000명의 병력을 지원해 3만6940명이 전사하고 9만213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3737명이 실종되는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발발하고 72년이 흐른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이들 참전 미군의 희생을 기리는 걷기 행사 '리버티 워크(Liberty Walk)'가 열렸다. 6·25재단이 대한민국육군협회, 부영그룹과 함께 진행한 이번 행사에는 당초 예상했던 인원의 2배인 약 1000명이 모였다. 그중에는 아버지와 삼촌 모두 한국전쟁에 참여했다는 로럴 스톤 미군 공보장교를 비롯해 약 60명의 주한미군도 있었다. 이들은 2시간에 걸쳐 전쟁기념관을 둘러보고 국립중앙박물관까지 4㎞를 걸었다. 주최 측은 이날 부영그룹이 후원한 10만달러를 비롯해 행사에서 모인 성금을 한국전쟁 참전 전몰 미군이 살았던 지역의 초등학교에 기부해 참전용사 이름을 딴 도서관 건립과 도서 기증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버티 워크'는 2018년 재미교포 구성열 씨가 6·25재단 설립과 함께 미국에서 참가자 두 명으로 시작한 행사다. 그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희생을 알리기 위해 미국 50개주 소재 50개 도서관에 5000달러씩 기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버티 워크'는 기부금 모금을 위해 구상한 캠페인이다.

올해 처음 한국에서 열리는 '리버티 워크'를 위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경욱 전 교보생명 부사장을 비롯한 구씨의 경기고 57회 동문들이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이국 땅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동문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특정 고등학교 동문회가 중심이 되면 활동 취지를 제대로 전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아예 판 규모를 키웠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대한민국육군협회와 부영그룹이 선뜻 나서줬다.

6·25재단은 한국에서 모인 성금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에만 12개 학교에 추가 후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11개 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한 재단은 최근 미국 뉴햄프셔주에 있는 한 초등학교와 관련 협약을 마무리하며 12번째 기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 전 부사장은 "만 2년 넘게 이어졌던 코로나 사태에 학교에 돈을 전달하는 과정이 복잡해 처음 계획보다 기부 속도가 느리다"며 "한국에서의 첫 행사는 마중물로서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6·25재단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전 회장은 '리버티 워크'가 양국 간 문화 교류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재단이 성금을 전한 미국 아이다호 카마스초등학교에서는 오는 10월 19일부터 한 달간 '한국에 대해 배우는 달'을 갖게 됐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국민학교(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때 목격했던 즉결처형 장면을 비롯해 전쟁의 참상이 아직도 또렷하다"며 "전쟁을 관념으로만 알고 있을 어린 세대에게 그 참상을 전하는 것은 물론 한미 두 나라의 관계를 이른 나이부터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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