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사상최고.. 정유사 2분기도 호실적 예고

유가급등·석유제품 수요 확대
배럴당 24달러 초강세 지속
SK이노 영업익 100% 급증
에쓰오일도 44% 증가 기대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태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 불안정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초강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2·4분기에도 전례 없는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보다 2.29달러 상승한 배럴당 24.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달러) 대비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정유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작년 상반기까지 석유제품의 저조한 수요로 인해 배럴당 1~2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같은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늘면서 조금씩 회복됐다.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급등세를 보인 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제마진 초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올해 1·4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국내 4대 정유사들은 2·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SK이노베이션의 2·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00.28% 증가한 1조144억원, 매출은 66.45% 늘어난 18조508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에쓰오일도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51% 증가한 8252억원, 매출은 57.56% 늘어난 10조574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올해 1·4분기보다 다소 줄어든 반면 매출은 더 증가하는 셈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이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여름 휴가철인 '드라이빙 시즌'은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인데다 국제선 항공기 운항 재개로 항공유 수요도 증가해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전우제 연구원은 "3개월째 높은 정제마진이 유지되고 있으며 현재의 높은 정제마진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며 "6월 유가도 견조해 올해 2·4분기 정유(업체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 보다는 서프라이즈의 정도가 궁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