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의원, 전대 불출마 여론 끝내 외면하나
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8·28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당내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108 번뇌하고 있다"며 고심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99.9% 나온다"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의원이 전대 출마에 대해 즉답을 회피하고 있는 것도 출마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 의원의 출마는 본인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당내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며칠 전 충남 예산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는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고 한다. 다수의 의원들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곧바로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그의 출마는 지방선거를 '대선 2라운드'로 몰고 가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지선에 참패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은 죽고 이재명만 살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랬던 이 의원이 이번에도 민심과 동떨어진 길을 가려하고 있다. 대선과 지선 패장이 성찰의 시간도 없이 바로 당권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 물론 이 의원이 8월 전대에 출마하면 당선은 떼어놓은 당상이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당내 뚜렷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선거 2연패 이후 당내 혁신을 도모해야 할 기회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의 출마는 친명-반명 간 전면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양측의 대결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당이 둘로 쪼개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팬덤 정치의 청산도 물 건너가게 된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아무런 명분 없는 '방탄용'이라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보선 출마 당시에도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성남 FC 의혹 수사와 관련한 '방탄 출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개인적으로 손해"라고 말했지만 국민들이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것 같지 않다.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고 하지만 이 의원의 출마는 상식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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