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개발·발사로 이룬 '나로호 키즈'의 꿈

이준기 2022. 6. 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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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보고 꿈을 키웠죠. 그런 제가 누리호 개발과 발사에 참여했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아요."

오영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비행성능팀 연구원은 지난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비록 누리호가 설계·제작된 이후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대한민국 발사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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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재 항우연 연구원 소회
"고2 나로우주센터 방문 경험
역사의 한 페이지 참여 뿌듯"
'나로호 키즈'로 우주 개발자 꿈을 실현한 오영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이 누리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오영재 연구원 제공

"고등학생 시절,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보고 꿈을 키웠죠. 그런 제가 누리호 개발과 발사에 참여했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아요."

오영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비행성능팀 연구원은 지난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오 연구원은 어릴 적 여느 학생과 마찬가지로 우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았다. 2009년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첫 발사 때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찾았고, 당시 발사 사흘을 앞두고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끼며 우주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더욱 키웠다.

오 연구원은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족 행사를 위해 부모님과 고흥을 찾은 길에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했다"며 "그 때가 나로호 1차 발사 3일 전이었는데,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둘러보면서 발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돼 가는 분위기를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09년 나로후 1차 발사는 페어링(위성덮개)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했다. 이후 오 연구원은 항공우주공학과를 선택해 대학에 진학했고,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2019년 9월 항우연에 들어오면서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나로호를 보고 자란 '나로호 키즈'가 우주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자라 '누리호 개발자'로 성장한 것이다.

오 연구원은 지난 21일 누리호 2차 발사 당일 나로우주센터 임무통제센터에서 주어진 일을 수행하며 우주강국의 꿈을 싣고 우주를 향해 치솟는 누리호 모습을 지켜봤다. 13년 전 나로우주센터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던 '우주 꿈나무'가 어느덧 성장해 누리호 발사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누리호 발사 성공에 기여한 것이다.

그는 "1차 발사의 기술적 문제를 보완한 만큼 위성만 궤도에 잘 투입시키면 발사 성공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발사를 지켜봤다"며 "누리호의 3단 엔진 연소가 1차 발사 때와 달리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난 후 발사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누리호가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자세를 제어하는 시뮬레이션 시험을 맡아 발사 성공을 이끌어 냈다. 비록 누리호가 설계·제작된 이후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대한민국 발사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누리호 발사 이벤트에 압도 당해 정신이 없었지만, 이번 2차 발사 때는 임무통제센터에서 동고동락한 연구자들과 함께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면서 "발사 후 42분이 지나 위성과 교신에 성공했을 때 다같이 박수 치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그동안의 고생이 일순간 씻겨 나가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 연구원은 지금도 여전히 발사 광경을 떠올리면 가슴이 뛰고 울컥해진다고 했다. 감격도 잠시, 그는 발사 다음날 나로우주센터에서 대전 본원으로 올라와 업무에 복귀해 누리호가 보내온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제가 맡은 발사체 자세제어 연구는 앞으로 발사체 재사용과 달, 화성 등 심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차분히 기술력을 쌓아가야 한다"며 "앞으로 차세대 발사체 설계, 제작, 발사, 운영 등 전 주기에 걸친 발사체 개발사업에 참여해 우리나라 발사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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