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칼럼]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권력투쟁인가

2022. 6. 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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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권력투쟁의 시간이다. 주인공은 '대통령, 그의 측근그룹과 여당대표 그리고 이재명'이다. 한쪽은 선거에 이겨서 다른 한쪽은 패배해서 겪는 내홍이다. 첫 갈림길은 대선승리와 패배였다. 대통령 취임 직후의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이어서 연승과 연패를 확인하는 흐름의 끝자락이었다.

우선 편견부터 버리자. 국회와 정당은 일사불란(一絲不亂)해야 한다는 편견과 싸우지 말아야 한다는 편견. 정당과 국회는 싸우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같은 정당 안에서도 생각이 다르고 목적이 다르다. 집단적으로는 계파라 하는데 '친윤, 친명, 비명'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정당은 그나마 여러 정당들의 국회보다 낫다. 최소한의 공통분모라도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정당들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는 게 신기할 정도로 다르다. 미국에서도 공화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햄버거가 다르단다. 식성이 다르다는 것은 체질이 다르다는 말이다. 서로 인정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을 갖는 게 당연하다.

정당과 국회는 기본적으로 싸우는 곳이다. 같은 정당에서는 물론이고 국회에서도 그렇다. 싸우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국회와 정당은 그래서 시끄러워야 한다. 그들이 조용하다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제대로 싸워야 하고 정치싸움의 수준이 계속 높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지금 벌어지는 양당의 내홍은 당연한 권력의 속성이자 논리로 마키아벨리스트의 권력투쟁이다. 당권을 놓고 벌이는 그들을 위한 그들만의 권력게임에 불과하다.

야당 혼란은 대선과 지선 패배에 따른 리더십 위기다. 특히 대선에서 진 정당이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차기대선을 향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진영과 정당의 가치와 비전 그리고 리더십 고민이 핵심이다.

결국 '이재명 선택'이 관건인데, 계양을 보선출마부터 나름의 시간표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가깝게는 정치적 자기보호이고 멀게는 차기 대권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당권장악이다. 물론 대선을 거치면서 당내 주류화의 계기는 마련했지만, 역시 대선패배로 확인된 '이재명 정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궁금하다.

여당 혼란은 대선승리의 내부적 마무리다. 대선승리의 신(新)권력 등장에 따른 리더십 일원화라는 말이다. 새 권력의 핵심은 대통령이고 새로운 권력질서를 만드는 첫 수순이 여당의 내부정리다. 대통령의 신당창당 또는 물갈이 공천 등이 그랬고 결국 대통령당(黨)으로 가는 길이다.

내각인선과 검경인사 그리고 시행령 논란 등을 보면 대통령의 권력인식은 분명하다. 대통령은 권력의 논리와 속성 그리고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권력으로부터 당했지만 그것을 밑천삼아 결국 권력게임의 최종승자가 되었다. 윤대통령이 아니라 '운(運)대통령' 소리를 들을 정도의 대세를 계속 이어갈 기세다.

결국 '이준석 스타일 정치'의 후폭풍과 2030의 지지이탈 그리고 이에 따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 가능성 등에 대한 그들의 최종판단이 관건이다. 당권 중심의 권력과 이익집단화의 우려를 감당할 수 있고 어떻게 불식시킬지도 중요하다. 용산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의 오명은 이제 벗어나야하기 때문이다.

임기 초 대통령이 주도하는 여권 권력구조 개편에 조그만 여지를 두는 것은 불가능한지 아쉬운 대목이다. 같은 목적 다른 수단의 긴장과 협력이 성공하는 권력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권력의 관용과 자제는 그 출발점이다.

여야의 당내 권력투쟁은 단순히 자리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논쟁으로 진화해야 한다. 시민들을 위해 권력이 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찾는 본질적 고민과 질문의 답을 찾는 권력투쟁 말이다. 권력의 장악과 확대를 위한 마키아벨리 통찰은 권력의 기본이다. 마키아벨리 권력의 성공을 위해서 포르투나(운)는 필요조건이지만 비르투(능력)는 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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