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유업 창업주 최명재 민사고 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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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를 설립한 최명재 이사장이 26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1996년 파스퇴르유업 공장 옆 127만2000여㎡ 부지에 민사고를 열었다.
그는 파스퇴르 운영 수익 대부분을 민사고에 투자했는데, 액수가 1000억원에 달한다.
민사고는 개교 초기 한 해 30여 명만 선발해 기숙사를 포함한 모든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파스퇴르의 부도로 재정난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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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를 설립한 최명재 이사장이 26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7년 전북 김제 만경면 화포리에서 태어난 최 이사장은 만경보통학교, 전주북중을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의 전신 경성경제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상업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택시 운전사로 전직했다가 1960년대 운수기업 ‘성진운수’를 세웠다.
그는 물류 운송으로 번 자금을 이용해 1987년 강원 횡성에 파스퇴르유업을 설립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저온살균 우유를 도입했고,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군에 우유를 납품하면서 품질도 인정받았다. 기존 유가공업체와 ‘우유전쟁’을 벌인 끝에 출시 1년 만에 매출을 10배 늘리며 우유업계 4위에 올라섰다.
파스퇴르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최 이사장은 오랜 숙원이던 학교 설립에 나섰다. 1996년 파스퇴르유업 공장 옆 127만2000여㎡ 부지에 민사고를 열었다. 그는 파스퇴르 운영 수익 대부분을 민사고에 투자했는데, 액수가 1000억원에 달한다.
최 이사장은 1970년대 영국 이튼학교에서 넬슨 제독의 전승기념일 행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민사고의 모습을 구상했다. 충무공과 같은 선조의 얼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지닌 인재를 기르는 학교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때문에 민사고는 ‘조국과 학문을 위한 공부를 하고, 출세가 아니라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해야 한다’는 교훈을 내세웠다.
민사고는 개교 초기 한 해 30여 명만 선발해 기숙사를 포함한 모든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파스퇴르의 부도로 재정난에 부딪혔다. 당시 교사들은 급여를 받지 않은 채 수업을 이어갔고, 학부모들이 자진해 기숙사비를 납부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8일 오전 6시20분이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9시 민사고에서 학교장으로 거행된다. 장지는 민사고가 자리한 횡성군 덕고산 자락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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