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넥슨·SKT "게임이 메타버스 구세주"
네이버Z '제페토 스튜디오'
이용자 게임제작·수익모델로
재미 더하고 탈중앙 경제 구현
넥슨 '프로젝트 모드'에선
창작자도 메이플스토리 개발
이프랜드도 신규 놀이 선보여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에 개인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게임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제트, SK텔레콤 등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 이용자들의 모임과 소통에 방점을 찍어왔다. 이를 뛰어넘어 세계적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처럼 게임 콘텐츠를 만든 대가로 수익을 창출하는 C2E(Create to Earn) 모델을 활성화해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창작자 중심의 탈중앙화 경제를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제페토에 올 하반기 게임이 가미된 월드 수가 크게 늘어난다. 네이버Z는 작년 말 제페토 아이템 제작 플랫폼인 '제페토 스튜디오'에 이용자가 미국 게임 개발 엔진 업체인 유니티의 게임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코딩을 해서 수집형, 슈팅, 추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월드에 넣어서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컨대 제페토 내 인기 월드인 '슬라임파티'는 이용자가 슬라임을 키우는 게임이다. 이용자는 젬으로 버프(강화) 아이템을 사거나 확률이 적용된 뽑기 아이템을 통해 슬라임의 경험치를 빨리 올릴 수 있다. 여느 모바일 게임처럼 신규지역도 추가된다. 아바타가 모여서 소통하고 사진을 찍고 역할극을 즐기는 수준에 머문 기존 월드와 확연히 차별화됐다. 가장 큰 변화는 게임 속에 유료 아이템이 들어가면서 수익화가 가능해진 점이다. 네이버Z관계자는 "슬라임파티는 네이버Z가 만들었지만 크리에이터도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는 월드에서 올린 수익이 5000젬(약 43만원)을 초과하면 현금화가 가능하다.
넥슨은 자사 간판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 모드(MOD)'를 개발하고 있다. 넥슨은 프로젝트 모드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 아이템, 배경 등 다양한 그래픽뿐 아니라 게임 개발 도구와 서버 등 각종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한다. 개인 창작자는 이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넥슨 관계자는 "작년 말 프로젝트 모드로 게임 제작 공모전을 개최한 결과 참가자 297명 중 180명(61%)이 추리 게임, 보드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완성하며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넥슨은 프로젝트 모드에 창작자 여러 명이 게임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기능과 수익화 시스템을 추가해 한국과 해외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3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이용자만 2억명이 넘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넥슨은 보고 있다.
SK텔레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3일 이프랜드에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타고 다닐 수 있는 스카이보드·미니공룡·비눗방울이 나오는 버블건과 폭탄 돌리기, 주사위 던지기 등 놀이 아이템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바타가 걷거나 뛰는 데 그쳤던 과거와 달리 게임의 기본기인 '점프' 기능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매달 신규 놀이 아이템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프랜드도 제페토처럼 유니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사용자가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들이 게임을 접목하는 배경은 메타버스의 핵심 경쟁력인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게임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세계적인 빅테크가 게임사를 인수하고 게임을 앞세운 로블록스가 글로벌 메타버스 최강자로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블록스 내 게임 수는 이미 4000개가 넘고, 게임 아이템 구매 등에 사용된 디지털 화폐 로벅스의 판매 수익은 지난 1분기 기준 2억2400만달러(약 2900억원)에 달한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54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커뮤니티 주도로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일어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인데, 현재로선 게임이 이런 모델에 가장 가깝다"며 "이용자를 메타버스에 잡아두기 위해 재미의 대명사인 게임을 입히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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