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록 좋아지는 가전제품..가전업계, 치열해진 'X' 경쟁

이재덕 기자 2022. 6. 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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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전업계에서 새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도 ‘업그레이드’ 등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제품군이 늘고 있다. LG전자는 밤 늦은 시간에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냉장고 조명에 눈이 부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출시된 자사 냉장고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냉장고 야간 눈부심 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LG전자 제공

세탁기나 건조기를 사용한 뒤 빨랫감을 바로 꺼내지 않으면 구김이 심해진다. 구김을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헹굼과 탈수를 진행하거나, 별도로 다림질을 할 수밖에 없다. 빨랫감을 바로 꺼내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경험을 반영해 LG전자가 최근 자사 제품인 트롬세탁기·건조기에 ‘종료 후 세탁물 케어’ 기능을 추가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LG 씽큐 앱’에서 이 기능을 선택하면 세탁통과 건조통이 주기적으로 회전해 빨랫감이 뭉쳐 있지 않고 구김도 줄일 수 있다.

가전업계에서 새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도 ‘업그레이드’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제품군의 출시가 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부터 이런 서비스·제품을 ‘UP가전’이란 이름으로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접수해 이를 제품 개발이나 업그레이드에 반영한다. 최근에는 ‘냉장고 야간 눈부심 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추가했다. 밤 늦은 시간에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냉장고 조명으로 인한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가 LG 씽큐 앱을 이용해 야간에 냉장고 내부 조명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뿐 아니라, 별도 부품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LG 트롬세탁기에 ‘자동 세제 투입키트’를 설치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세탁량에 맞는 세제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OLED.EX’ 미디어데이에서 차세대 TV 패널 ‘OLED.EX’를 소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수명을 늘린 제품도 있다. 대형 TV에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은 LCD 패널보다 화질이 선명하고 패널 두께도 얇지만,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와 색 재현력이 떨어지고 화면이 얼룩지는 ‘번인(Burn-in) 현상’이 발생한다. 픽셀을 구성하는 유기물이 빛과 열에 약한 데다, 특히 파란색 픽셀이 수명이 짧다보니 오래 사용하면 화면이 점점 노랗게 변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의 OLED.EX 패널은 중수소가 포함된 유기발광 소자를 이용해 수명을 늘렸고, 동시에 머신러닝 기반의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번인 현상을 최소화했다.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시청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3300만개 OLED 소자 하나하나의 사용량을 정밀하게 예측·제어하는 방식으로 제품 초기 상태의 최적화된 밝기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반 비스포크 냉장고 등에 와인 냉장고 전용 기능을 추가하고,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무료 비디오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 안의 삼성전자 제품과 제휴 업체들의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을 연결하고 소비자의 사용 경험에 맞춰주는 통합 가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 13일에는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전자 일반 비스포크 냉장고와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에서 와인 관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싱스의 펫 케어 기능을 이용하면, 집 안 기기들로 반려동물을 위한 맞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털 길이에 따라 적절한 온도로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고, 공기청정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깨끗한 공기를 유지시킨다. 외출 시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해 노래나 TV를 틀어줄 수도 있어 떨어져 있더라도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 반려동물이 짖으면 알림을 받거나 짖음 이력을 확인해 분리 불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전업계가 소비자 경험을 반영한 제품·서비스를 출시하는 건 업체 간 제품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이제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무선사업부 명칭을 MX(Mobile eXperience)로 바꾸고, 가전과 MX 등을 담당하는 통합 세트 부문 명칭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변경했다. 소비자들에게 최적화한 ‘경험(X)’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집요한 마음으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며 “가치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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