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옥장판 논란' 일단락.."스타 의존 관행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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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버스'(옥주현+'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샤엘'(김준수+'데스노트'의 엘). 암호처럼 낯선 단어지만 뮤지컬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뮤지컬계를 뒤흔든 '친분 캐스팅'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기회에 드러난 스타 배우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이들의 영향력을 둘러싼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런 현상은 한국 뮤지컬 시장이 배우 팬덤 중심으로 성장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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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중심 성장에 스타 영향력 커져..'회전문 관객'·출연료 급등 부작용
양적 팽창 걸맞은 질적 향상 절실.."작품 중심 제작·감상 문화 정착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옥버스'(옥주현+'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샤엘'(김준수+'데스노트'의 엘). 암호처럼 낯선 단어지만 뮤지컬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와 배역을 묶어서 부르는 애칭이다. 뮤지컬계에서 스타 배우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최근 뮤지컬계를 뒤흔든 '친분 캐스팅'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기회에 드러난 스타 배우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이들의 영향력을 둘러싼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6일 뮤지컬계에 따르면 '엘리자벳' 주연 캐스팅 문제로 촉발된 이른바 '옥장판 사태'가 진화 국면으로 들어섰다.
옥주현이 지난 24일 동료 배우 김호영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취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이어 다음 날 두 사람이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호영 소속사인 피엘케이굿프렌즈 관계자는 "고소 취하 예정이라는 보도를 봤고 25일 밤늦게 (옥주현과) 전화 연결이 됐다"며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 통화했고, 오해를 다 풀었으며 원만히 잘 해결했다"고 전했다.
캐스팅 공개 이후 소셜미디어(SNS) 설전과 고소전,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의 이례적인 성명 발표, 다른 배우들의 성명 동참으로 일파만파 커지던 사태가 가까스로 진정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비단 '엘리자벳' 사례를 떠나서 뮤지컬계에서 스타 배우의 '입김 논란'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캐스팅을 비롯해 제작 전반에 걸쳐 스타의 영향력이 미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2일 박칼린·남경주·최정원 등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은 성명서를 통해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며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해 이 같은 관행이 이미 만연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 뮤지컬 시장이 배우 팬덤 중심으로 성장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관객들이 선호하는 배우에 따라서 작품 관람을 결정하고, '회전문 관객'(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관객)을 자처하는 관객들이 극의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온 게 사실이다.
2020년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에 실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을 통한 뮤지컬 소비 특징'에 따르면 2018년 1∼9월 인터파크에서 동일한 뮤지컬을 3회 이상 예매한 관객은 3만8천여명, 전체의 약 6%로 집계됐다.
이른바 '회전문 관객'으로 불리는 이들은 뮤지컬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많게는 한 사람이 한 공연을 120번 관람한 사례도 있다.
논문은 "한국 뮤지컬 시장은 다양한 관객층이 진입하며 작품 완성도를 중심으로 천천히 성장해 온 것이 아니라 좁은 관객층을 중심으로 스타들의 팬덤에 의지해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작사 입장에서는 흥행을 위해 스타 배우를 모셔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됐고, 그 과정에서 스타 1∼2명에 맞춰서 작품을 만들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 출연료가 경쟁적으로 상승하면서 뮤지컬 제작 비용이 커지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 20년간 양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지만 앞으로는 이에 걸맞게 질적인 향상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의 스타 배우가 아니라 작품을 중심으로 제작하고 감상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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