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극적 버디 퍼트' 박민지 "마음 먹기에 달렸더라고요" '

이태권 2022. 6. 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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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태권 기자]

"무조건 넣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박민지가 2년 전 2차 연장 패배의 아픔을 씻고 연장 끝에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8억원)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6월 26일 경기 포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22(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박지영(26)과 함께 최종 합계 13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으며 파를 기록한 박지영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민지는 지난 12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2승을 기록한지 2주만에 이날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시즌 3승째를 기록했다.

박민지는 "초반 흐름은 좋았는데 후반 9개 홀에서 1오버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하지 못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트가 잘 안됐는데 그래도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주면서 기분 좋게 대회를 마무리했다"며 시즌 3승의 기쁨을 전했다.

이어 박민지는"사실 이날 경기 전부터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8번 홀에서 버디 찬스를 놓치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경기 후반 하락세였는데 (박)지영 언니가 흐름을 타면서 우승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긴박했던 경기 후반을 돌이켜봤다.

박민지는 승부처였던 18번 홀(파5)에 대해도 설명했다. "(박)지영 언니가 장타자라 우드로 티 샷을 쳐도 드라이버로 티 샷을 한 저보다 멀리 나갔다. '들어가려나'고 친 버디 퍼트가 안들어가면서 연장전에 갔다"고 밝힌 박민지는 "연장전에서는 무조건 넣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퍼트를 하니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새삼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전했다.

박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지난 2020년 이 대회에서 2차 연장 끝에 김지영2(26)에 패배한 아픔을 씻었다. 당시 박민지는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김지영의 그림같은 이글로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민지는 프로 통산 6번째 연장전 중 5차례 우승을 거두는 83.3%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연장전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한 비결도 마음 먹기에 있었다. 박민지 "연장전에 갔다는 것은 최소 2등을 확보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연장전에 임한다. 그러다보니 연장전이 재밌게 느껴져서 이기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민지는 시즌 유일하게 3승을 달리며 지난 시즌에 이어 독주 체제를 예고했다. 우승 상금 1억 4400만원을 획득한 박민지는 올 시즌 6억 3803만원의 상금을 거머쥐며 상금 랭킹 1위를 굳건히 다졌다. 박민지는 6승을 달성하며 '민지 천하'를 이룩한 지난 시즌 KLPGA투어 역대 최다인 15억 2137만 4313원을 기록하며 상금왕에 오른 바 있다.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부담을 느낄 법도 한데 박민지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올 시즌은 목표를 따로 잡지 않고 출전한 대회 우승만을 신경쓰고 있다. 올 시즌 10개 대회에 나섰는데 계속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 목표를 따로 잡지 않고 눈 앞에만 집중하다보니 나태해지거나 방심을 안하게 되서 좋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박민지는 "필드 밖에서는 골프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휴식을 많이 취하려고 한다. 비시즌에는 한달 넘게 골프채를 잡지 않는다"고 밝히며 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박민지는 대회장인 포천힐스를 방문한 3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시즌 3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박민지는 "올해 실감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잘했는데도 갤러리분들이 대회장에 오시지 못해서 체감을 못했는데 올해는 점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을 느껴서 즐겁고 행복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박민지는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독한 승부욕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대답하며 "평소 친한 선수들이 시합장에서 눈빛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만큼 저도 모르게 집중을 한다. 팬분들께서 그런 승부사 기질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그런 독한 모습을 지우려고 올 시즌은 많이 웃으면서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KLPGA투어 통산 13승을 달성했다. 이는 KLPGA투어 역대 4번째 최다승에 해당한다. 故구옥희와 신지애(34)가 20승으로 KLPGA투어 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거뒀고 그 뒤를 고우순(17승)과 장하나(15승)가 쫓고 있다.

박민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전하며 "캐디백에 승수를 표기하는 선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긴장을 해야 잘되는 편이라 캐디백을 수 놓은 우승 표시를 보고 마음을 놓을까봐 별다른 표기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민지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KLPGA투어 최다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박민지는 다음달 1일 열리는 맥콜 모나파크 오픈을 쉬어간 뒤 오는 7월 8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지난 1982년 故 구옥희 이후 40년만에 KLPGA투어 단일 시즌 3차례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사진=박민지/KL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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