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흰 머리 세 가닥은 '배현진·장제원·안철수' 의미?..당 내홍 '이준석vs친윤' 노골화

백승목 기자 2022. 6. 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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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와 이준석 갈등을 배현진이 대리하는 양상
윤핵관 장제원 "이게 대통령 돕는 거냐" 비판, 이준석 "미끼 안무니 직접 쏘기 시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SNS에 올린 흰머리 세가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개혁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데 당이든 신정부든 이런 것들을 실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의 신경전에 '윤핵관' 장제원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당 내홍이 이 대표와 '친윤(친윤석열)'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혁동력이라는 것은 항상 유한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발언은 취재진이 '흰머리 세 가닥' 사진을 SNS에 올린 배경을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흰머리 세 가닥이 있는 사진을 올린 뒤 "동시에 세 가닥 처음 뽑아 본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세 가닥'이 자신과 공개 충돌했던 배 최고위원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겨냥한 장 의원, 안철수 의원 측 인사 등 세 사람을 의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1개씩만 났는데 3개가 나 특이해서 올린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처럼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적 의도와 엮이는 데는 최근 당내 현안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를 놓고 배 최고위원은 이번 달에만 벌써 4번 째 충돌했다.

지난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배 최고위원의 악수 요청을 소위 '패싱'하고 지나가는 모습이 그대로 포착됐다. 같은 날 오후 이 대표가 "혁신위에 대한 사조직 논란을 일부 최고위원이 제기했는데, 김 빼는 지적이 꼭 필요했냐는 생각이 든다"며 배 최고위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최고위에서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비판했고, 지난 16일에는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을 놓고 두 사람 사이 '졸렬', '땡깡' 등 거친 언사가 오갔다. 지난 20일에는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을 두고 반말을 섞은 설전을 주고받는 모습이 노출됐다.

이러한 신경전의 배경에 이 대표와 '친윤'그룹 간 주도권 다툼이 깔려 있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날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최근 지도부 내홍을 들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비판한 인터뷰에 이 대표가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거 같다"라는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배 최고위원을 미끼, 장 의원을 뒤에서 '직접 쏘는' 주체로 표현하며 이 대표를 공격하는 배후에 '윤핵관'이 있다고 저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간장'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안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인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 의원을 합쳐 쓰는 은어다.

이 대표는 "한 달에 1000원으로 국민의힘 주인이 될 수 있다"며 '책임당원 가입'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본인의 지지 기반을 구축해 친윤계와 전면전 벌이겠다는 포석이란 말까지 회자된다.

책임 당원은 당내 대선 후보 투표 등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는 등 당내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내 중진 의원은 "외견상으로는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 간 개인적 갈등으로 비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가 빚었던 정진석·안철수 의원 등 친윤계와의 갈등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결국 친윤계와 이 대표의 갈등을 배 최고위원이 대리하는 양상으로 노골화되면서 '강 대 강'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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