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친 '불출마' 요구에 이재명 개딸들과 관계 다지기 '당 대표 출마' 가닥

李측 "빠르면 이번 주말에 결단할 수도" 이해찬 "전당대회 나올 인물이 이재명밖에 더 있냐"
출마할 경우 전대 판 자체가 새로 짜여질 수밖에 없어

이재명 의원이 지난 23-24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의원은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자신을 향한 선거패배의 책임론 분출이 역설적으로 이 의원의 최종 결심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25일과 26일 연이어 SNS를 통해 지지자들과 한밤 소통에 나섰다. 친문(친문재인)과 이낙연계 중진을 중심으로 "우리 같이 나가지 말자"며 당 대표 불출마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과의 관계를 다진 것이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민주당 내 최대 이슈라는 점은 지난 23-24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도 드러났다.

친문 대표인사인 홍영표 의원은 면전에서 "나오지 말아달라"고 했고, 자유토론에서는 이낙연계 설훈 의원도 불출마를 권유하며 반농담으로 "그냥 우리 같이 나오지 말자"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08번뇌를 하고 있다" "고민해보겠다"고 거듭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의원을 향한 당내 책임론이 분출되고 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친 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이미 결심은 굳혔고, 출마 선언은 최대한 늦게 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항마'가 없으니 저렇게 흔드는 것"이라며 "당권은 리더십 있는 사람이 잡는 게 맞다"며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 의원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다"며 "거듭된 불출마 압박에 당원들이 반발하며 이 의원의 출마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면전에서 자신에 대한 '비토' 목소리를 접한 만큼,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재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이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는 전대 출마에 대해 가부간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의원은 "후보 등록 시점이 7월 중순이니 고민할 시간을 더 갖는다고 해도 7월 초, 빠르면 돌아오는 주말에도 결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워크숍 팀별토론에서도 이 의원은 "늦어도 다음 주에는 출마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허영 의원의 요구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 의원은 당 원로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이후에도 두 사람은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 고문은 이 의원에게 "지금 전당대회 나올 인물이 이재명밖에 더 있냐"며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모든 관심은 그의 당선이냐 아니냐로 좁혀지며 전대 판 자체가 새로 짜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에는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