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리터당 3223원까지 등장..국제 유가 하락세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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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하락세지만 국내 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유가가 비쌌던 시점에 구입했던 재고를 처리한 뒤 가격을 인하하는 주유소 관행에 원화 약세까지 겹쳐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국제 유가 하락세 등으로 일시적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낮아질 수는 있다"면서도 "러시아 제재, 환율 악화 등 지정학적 변수가 여전해 유가 향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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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하락세지만 국내 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유가가 비쌌던 시점에 구입했던 재고를 처리한 뒤 가격을 인하하는 주유소 관행에 원화 약세까지 겹쳐서다. 다음달 추가 유류세 인하를 예고한 정부는 업계의 담합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1.48원 오른 2130.95원이다. 서울 평균가격은 2.19원이 오른 2198.30원이다.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당 2148.93원으로 전날보다 1.87원 올랐다. 서울 평균 가격은 2216.74원으로 2.88원 상승했다.
연이은 상승세에 평소 운전자가 보기 힘든 수준까지 기름값이 오른 상황이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 중구 서남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는 리터당 3096원, 경유는 3223원이다. 2000원대 미만에 휘발유·경유를 공급하는 주유소는 전국을 통틀어 없다.
정부가 지난 5월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는데도 유가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전국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1일 리터당 2062.55원었던 2012년 4월 최고가 기록을 넘어섰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앞서 지난달 12일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7월 1947.50원을 뛰어넘었다.
불붙은 국내 유가 상승세와 달리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의 이달 19일~25일 평균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8.1달러 내린 배럴당 108.3달러(약 14만원)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2.9달러 내린 배럴당 147.8달러(약 19만원),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0.7달러 내린 181달러(약 23만원)로 집계된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물가안정 의지 표명과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이 증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와 국제 유가의 엇갈린 행보는 국제 유가가 국내에 적용되는 데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는 보통 2~3주가량의 재고를 미리 쌓아두는데 이 재고가 팔려야 인하된 가격에 휘발유나 경유를 들여올 수 있다.
최근 들어 기록적인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기름값이 떨어지기까지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라는 전마이다.
정부가 지난해말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올해 5월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했지만 휘발유 가격은 5월 첫째 주를 제외하고 7주 연속 올랐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법에서 정하는 유류세를 최대폭인 37%까지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나 알뜰 주유소 등에서는 오는 7월1일부터 휘발유는 리터당 57원, 경유는 리터당 38원 저렴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자영주유소다. 자영주유소는 정유사 본사와 대리점 형태로 계약을 맺고 있어 정부나 본사가 직접 개입할 수 없다. 자영주유소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업계 관행을 거스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정유업계 담합 등 불공정행위 여부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국제 유가 하락세 등으로 일시적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낮아질 수는 있다"면서도 "러시아 제재, 환율 악화 등 지정학적 변수가 여전해 유가 향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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