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에겐 미안하지만 ..현대차, 전기차 시장 싹쓸이"

美 매체, 현대차 괄목 성장 언급
연초 아이오닉5·EV6 2만대 판매
테슬라 외 브랜드 제치고 2위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현지 평가가 나왔다. 이는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이오닉 5를 극찬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나온 보도라 더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 Rac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현대차·기아가 선보인 아이오닉 5와 EV6가 2만1567대를 판매해 순식간에 테슬라 이외의 모든 전기차 브랜드를 제쳤다고 설명했다.

리서치기관 에드먼즈의 애널리스트 조셉 윤 부사장은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며 "주변 딜러들이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현재 현대차·기아가 몇 달 만에 기록한 판매고 수준까지 가는 데는 10년이 걸렸다며, 머스크조차 인상 깊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18일 자신의 한 트위터 친구가 올린 미국의 올해 1분기 전기차 점유율 순위 게시물에 "현대차가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는 댓글을 단 적이 있다. 블룸버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증대, 유가 급등 등의 우호적 환경에 더해 현재 시장에 출시돼 있는 30여 전기차 모델 중 4만5000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고, 대부분 닛산 리프처럼 작고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인 점 등을 현대차·기아의 선전 배경으로 꼽았다.

조셉 윤 부사장 "4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차량들은 적절한 가격과 크기로 출시됐다"며 "대형 제조사가 게임의 주류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기존 고객이 다음 차를 살 때 동일 브랜드를 고수하는 비율이 60% 정도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10년간 매년 배터리 전기차 신형 모델 출시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165억 달러(2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30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조셉 윤 부사장 "현대차·기아는 분명히 앞서 있다"며 "도요타와 스바루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