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 첫 결선진출 실패, 여자 핸드볼마저 무너졌다..체육 정책이 빚은 참사[SS 포커스]

장강훈 2022. 6. 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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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결선리그 진출 실패.

'우생순'으로 감동 드라마를 썼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날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20세 이하)이 슬로베니아 첼레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표팀은 전원 실업리그 소속이라 향후 10년간 한국 여자 핸드볼을 책임질 주역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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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주니어핸드볼 대표팀 오성옥 감독(가운데)이 25일(한국시간) 슬레베니아 첼레에서 열린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핸드볼협회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37년 만에 결선리그 진출 실패. ‘우생순’으로 감동 드라마를 썼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날 위기에 직면했다.

아마추어 종목의 국제경쟁력 약화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부터 2020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동안 심화했다. 정부의 스포츠 패싱이 만든 인재다. 세계 톱10급 기량을 유지했던 여자 핸드볼마저 무너져 체육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20세 이하)이 슬로베니아 첼레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85년 첫 출전 이래 처음이다.

유럽 강호 노르웨이 우승 후보 프랑스와 한조에 편성돼 처음부터 ‘죽음의 레이스’를 각오한 한국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과 조별예선에서 승리해 전패 수모를 면했다. 1승 2패로 결선리그 진출에 실패했고, 26일부터 순위 결정전(17~32위)인 프레지던트컵에 나선다. 일본이 2승 1패로 16강에 진출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이번 대표팀은 전원 실업리그 소속이라 향후 10년간 한국 여자 핸드볼을 책임질 주역으로 구성했다. 그런데도 조별예선 2차전인 프랑스전에서는 13점차(21-34)로 대패해 경기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국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10점 차 이상 패한 것은 2001년 스페인전(22-35) 2018년 러시아전(15-27) 등이었는데, 2001년에는 9위, 2018년에는 3위에 각각 올랐다. 특히 2018년에는 러시아와 3,4위전에서 만나 설욕에 성공(29-27)했다.
한국 여자핸드볼 주니어(20세 이하) 대표팀이 슬로베니아 첼레에서 열린 세계 여자주니어 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핸드볼협회
죽음의 조에 편성됐고,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여파로 국제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었다는 점, 대회를 앞두고 호흡을 맞출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점 등이 패인으로 지목되지만, 잦은 실책과 낮은 슛 성공률(56.8%)은 기본기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수적 우세에도 흐름을 끌어오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에 거친 플레이로 불필요한 퇴장이 잦았던 점 등은 짚어볼 만한 일이다.

스피드와 개인기로 유럽선수들의 피지컬을 극복했던 근성도 이번 대회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팀 자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핸드볼 관계자의 전언이다. 팀을 진두지휘할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것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훈련 부족 탓이다.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려면 기본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훈련 성과는 실전으로 점검하는 수밖에 없는데, 국제대회는커녕 국내 핸드볼리그도 코로나 탓에 파행운영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상 최초로 남녀 대표팀 모두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했지만, 풀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에 눈앞의 성적만을 위한 짜내기가 도움이 될지는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비단 핸드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엘리트 스포츠의 체계적인 관리와 육성이 체육계 전반에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만 귀를 닫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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