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최다 입후보 日 참의원 선거.. '표 미끼' 성희롱 우려 ↑ [특파원+]

강구열 2022. 6. 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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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12일 일본 도쿄의 한 지역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거리연설회.

연설자 중 한 명으로 나선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도쿄도지사는 함께 있던 에비사와 유키(海老澤由紀) 후보를 소개하며 어깨, 가슴 등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다음달 10일 열리는 참의원(상원) 선거에 역대 최다인 181명의 여성후보가 나선 상황이라 이런 후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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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역대 최다 여성 후보
표를 미끼로 한 데이트 요구까지
당선 후에는 남성 의원의 괴롭힘
지난 12일 열린 거리연설회에서 이노세 나오키 전 지사(왼쪽) 에비사와 유키 후보를 소개하며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12일 일본 도쿄의 한 지역에서 열린 일본유신회 거리연설회. 연설자 중 한 명으로 나선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도쿄도지사는 함께 있던 에비사와 유키(海老澤由紀) 후보를 소개하며 어깨, 가슴 등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에비사와 후보는 지켜보는 시민들을 향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긴 하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비난이 거세지자 이노세 전 지사는 사과를 했다. 에비사와 후보도 “이노세씨와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의 사과, 해명에 따라 진화된 모양새지만 이날 일은 여성 정치인이 감내해야 하는 일본 정치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다음달 10일 열리는 참의원(상원) 선거에 역대 최다인 181명의 여성후보가 나선 상황이라 이런 후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한 여성 정치인은 “표를 미끼로 한 괴롭힘은 웃는 얼굴로 흘려버릴 수 밖에 없다”고 체념한 듯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신체접촉이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된 상황에서 치러져 유권자와 악수를 하거나 사진을 찍는 기회가 예전처럼 많아졌다. 신문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남성이나 사진 촬영을 핑계로 몸을 기대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선거운동을 위해 공개한 이메일로 교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에비사와 후보처럼 남성 정치인에게 신체접촉을 당하고도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경험도 적지 않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언어폭력도 상당하다. “아이도 낳지 않은 주제에…”, “치마를 입지 말라”는 식의 말들이 유세현장에서 쏟아지는 것이다. 한 여성 정치인은 “표를 원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반박이나 거절하기 힘든 점을 이용한 악질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2020년 지방의원 551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정치활동 중 유권자나 동료 의원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대답이 42.3%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엔 57.6%나 됐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남녀공동참여추진법’을 지난해 개정해 여성 의원, 후보자에 대한 성희롱, 임신·출산 등과 관련된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 상담 체계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내에 정비하도록 했다. 지난 4월에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경험한 괴롭힘 사례 1324건을 토대로 만든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 29세의 여성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동영상은 선거 중 유권자에게 당한 괴롭힘이나 당선 후 술자리 등에서 남성 의원의 곁에 앉도록 강요받은 피해 등을 소개하고 있다.  
7월 10일 실시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 유세 첫날인 지난 22일 도쿄에서 유권자들이 선거 유세 연설을 듣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지방의회도 대응에 나서 후쿠오카(福岡)현 의회는 지난 21일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지방의회 중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해당 조례는 여성 의원이나 여성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의장이 주의를 환기하기 하거나, 상담에 기초한 조사결과를 공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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