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잘못했다가 손실 눈덩이"..폭락장에 반대매매 계좌 10배 폭증

김현정 2022. 6. 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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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돈을 빌려 주식을 샀으나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가 이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료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일 기준 19조2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날까지 사흘째 19조원 수준을 유지하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거래일 째 감소세다. 신용거래융자가 19조원대에서 움직인 것은 지난해 2월 2일(19조9895억원) 이후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단수히 '빚투'가 줄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 비율이 기준선(통상 140%)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돼 잔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주가 하락이 예상될 경우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으로 신용 잔고가 감소하기도 한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가치 평가액이 증권사의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3거래일 안에 증거금을 추가로 채워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2거래일 후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청산하는 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반대매매 규모는 최근 들어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5일 315억원을 웃돌면서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달 들어 반대매매 규모가 폭증했는데, 지난 22일까지 일평균 212억원으로 5월 평균(165억원)보다 28% 늘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를 거듭하면서 증권사의 담보부족 계좌 건수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형 증권사 A사의 경우 담보부족 계좌 건수는 지난 2일 673개에서 22일 7643개로 10배 넘게 폭증했다. 이날은 올해 들어 A사에서 가장 많은 계좌가 반대매매를 당한 날이었다. 23일에는 6417개로 다소 줄었지만 이달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다른 B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담보부족 계좌 건수는 21개에서 747개로 급증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을 보여주는 지표인 투자자 예탁금은 23일 기준 56조9889억원으로 사흘째 56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60조원을 웃돌던 예탁금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이례적인 규모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1월 19일(53조8056억원)과 20일(54조2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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