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국 증시 수익률 전 세계 '꼴찌'..코스닥·코스피 나란히 낙폭 1·2위

중국 등 亞 증시 대비 유독 부진
수출 경기 악화·반대매매 급증 탓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침체 우려에 국내외 주식 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글로벌 대표 주가 지수 40개 중 코스닥 지수 하락률은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 이어 2위에는 코스피지수가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말 893.36에서 지난 24일 750.30으로 약 16.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떨어졌다.

국내 증시 수익률은 스웨덴 OMX 스톡홀름30(-11.73%), 브라질 보베스파(-11.39%), 오스트리아 ATX(-10.78%), 아르헨티나 머발(-10.49%) 지수 등을 모두 밑돌았다.

글로벌 증시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5.33% 하락했고 다우30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각각 4.51%, 3.92% 내렸다.

이달 들어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낙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5.13%, 9.25%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42% 올랐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89% 하락하는데 그쳤다. 국내 증시처럼 반도체주 비중이 높은 대만 가권지수 낙폭(8.95%)도 코스피, 코스닥지수에는 못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국내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원화 약세, 반대매매 물량 증가 등이 그 요인으로 꼽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 수출은 지난 20일까지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 규모가 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의존도와 자본시장 개방률이 높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한국 특성상 경기 침체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로 외국인 순매도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달 15거래일 중 14거래일은 순매도에 나섰다.

최근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원화 가치 하락)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2.8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선을 웃돈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밖에도 최근 주가 급락으로 외국인 차액결제거래(CFD), 개인 신용거래 등에 대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별 종목이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만기 내에 갚지 못하면, 고객 의사와 관계 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4~5% 수준을 유지하던 미수금 반대매매 비율은 최근 들어 10%를 웃도는 상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융자는 주가가 오르는 구간에서는 탄력을 높이지만, 반대로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악성 매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인이 부족한 가운데 신용융자에 따른 반대매매가 변동성을 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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