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전기요금 인상' 간절한 한전 정승일..'사촌의 난' 앞둔 금호석화 박준경

SBSBiz 2022. 6. 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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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의 류 기자입니다. 열세 번째 영상에서는 후계 굳히기에 나선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 역대 최악의 적자 속 어깨가 무거운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존재감 드러내는 3세 경영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약 석 달 만에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가 사외이사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다른 안건에 더 주목합니다. 바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입니다.

1978년생인 박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금호타이어 회계팀을 거쳐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해외영업팀 부장과 수지해외영업 상무 등을 거쳐 현재는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데요. 큰 이변이 없는 한 박 부사장은 10년 넘게 이어진 경영 수업을 마치고 사내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에는 여전히 경영권 분쟁이라는 불씨가 남아 있습니다. 박 부사장과 동갑내기 사촌인 박철완 전 상무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율이 15%에 달하는 만큼 경영상 우위는 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박 전 상무 측 우호 지분율도 10%가 넘는다는 점에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경영권 분쟁과는 별개로 박 전 상무가 주주로서 경영 간섭을 지속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이에 영업통으로 경력을 쌓은 박 부사장 입장에서는 영업 외 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이번에 사내이사로 선임되더라도 당장 큰 변화는 없겠지만, 이제는 이사회 멤버가 되는 만큼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발굴과 같은 현안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동갑내기 사촌과 비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박 부사장. 앞으로 3세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어떻게 다져 나갈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CU만큼 돋보이는 과거 이력
홍석조 BGF그룹 회장

브랜드 독립 10주년을 맞은 CU가 그동안의 발자취를 되짚고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기 위한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평소 언론 앞에 자신의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홍석조 BGF그룹 회장도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는데요.

홍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브랜드 독립 과정 및 그간 성과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네팔 구르카 병사 이야기를 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영국군의 용병이었던 구르카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열심히 싸워도 승리의 영광은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는 내용을 접한 후 브랜드 독립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는 겁니다.

1990년 훼미리마트라는 이름으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BGF그룹은 2010년부터 치열한 협상 끝에 라이선스 계약에 종지부를 찍었고 2012년 6월 독립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CU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점포 수 1만6000여개, 매출액 6조7812억원, 시가총액 3조1716억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CU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홍 회장의 이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 ‘엘리트 검사’로 불리며 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었다는 게 뒤늦게 세간의 입에 오르고 있어서인데요.

실제로 홍 회장은 2007년 기업인이 되기 전까지 대검찰청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역임하며 법조인으로 살아 온 이른바 ‘율사’였습니다. 보수적이고 엄격할 것 같은 법조인이 트렌디한 유통업계 수장으로 변신했다는 데 사람들도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업계에서는 검사 출신 인사가 최근 정부 주요 요직을 꿰차면서 법조인 출신 기업인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ESG 경영에 관심이 커지면서 책임 경영, 준법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법조인이 주목받는 것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유가 어찌 됐건 간에 홍 회장은 ‘스토리가 있는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받을 것 같습니다.

사상 최악 적자에 골머리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영업이익은 경영 능력의 척도죠. 그런 면에서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요즘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기분일 겁니다. 올해 1분기에만 8조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고, 여기에 부채도 156조원이 넘어 부실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떠안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정 사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할 겁니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 여파로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가 늘었지만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순탄치 않아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에너지 원료 가격이 올랐을 때 이걸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뒤늦게 도입됐죠. 하지만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 단가를 매번 동결하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습니다.

특히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공공재로 인식되는 전기 요금을 올리는 게 쉽지 않죠. 이에 정 사장은 5월 중순 전력그룹사 사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보유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완성했지만 시장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체적인 적자 구조를 보면 긴축경영과 출자지분 매각으로는 손실의 극히 일부를 메우는 데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런저런 이슈 끝에 정 사장은 이달 16일 전기요금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당 3원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산정 내역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또 전기요금 제도를 개선해달라고도 건의했는데요. 현행법상 가능한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 폭은 분기당 3원, 연간 5원인데 이 한도를 늘려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아울러 최근 급등한 연료비 가격을 반영해 매년 연말에 산정하던 기준연료비를 앞당겨 산정해 조기에 인상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면서 일단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기정사실화됐는데요. 하지만 전 세계적인 고물가 기조와 연료비 인상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정 사장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부실 공기업 꼬리표는 당분간 떼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획·구성: 조슬기·류선우
작가: 황인솔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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