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조던 구단주, 답답했던 과거로 돌아갔다

이보현 2022. 6. 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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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보현 객원기자] 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던 신바람 농구를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것일까. 마이클 조던 구단주가 리그 내에서 가장 빠르고 공격력이 좋았던 샬럿의 새 감독으로 느린 농구에 특화되어 있는 스티브 클리포드를 재영입했다.

야후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스티브 클리포드가 샬럿 감독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예상밖의, 다소 뜬금없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감독 선임이다. 샬럿은 기존에 케니 앳킨슨 골든스테이트 코치와 4년 계약을 맺었으나 앳킨슨이 구두 계약을 파기하고 골든스테이트 잔류를 선언하면서 샬럿은 새 사령탑을 구해야하는 위치에 있었다.

이 상황에서 조던 구단주 이하 살럿 프런트가 선택한 인물은 그 누구도 아닌, 해고된 제임스 보레고 감독의 전임 스티브 클리포드 감독이었다. 클리포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샬럿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동안 196승 214패를 기록했고 두 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클리포드는 팀을 플레이오프까지는 잘 올리는 지도자로 리그 내에서 유명하다. 워낙 색깔이 확실하다. 느린 템포의 수비 농구를 펼쳐서 팀을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는 올려본 이력이 있다.

클리포드의 농구는 좋게 얘기하면 기본기에 충실한 농구, 반대로 바라보면 현대 농구와는 동떨어진 흐름의 농구이자 팬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스타일의 농구다. 클리포드 재임 기간 이같은 약점을 목격한 샬럿 수뇌부는 2018년 클리포드를 해고했다.

그를 해고한 뒤 샬럿은 샌안토니오 코치였던 제임스 보레고를 새 감독으로 앉혔다. 보레고 지휘 아래 샬럿은 유망주 라멜로 볼, 마일스 브릿지스, PJ 워싱턴을 필두로 리그 내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거듭났다. 선수단 평균 연령대도 많이 낮아졌고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업템포 농구를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보레고는 단기전에서 약점이 명확했다. 두 시즌 연속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대패를 당했다. 샬럿은 이런 보레고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또 감독 경질을 단행했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납득 가능하다. 하지만 이같은 전후 상황에서 차기 감독으로 내정한 자가 클리포드라는 점은 팬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리그 트렌드에 걸맞게 공격 농구 팀으로 변모하던 상황에서 과거의 실패를 그대로 반복하는 길을 스스로 걷고 있다.

조합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올드스쿨 유형의 지도자인 클리포드는 빅맨 중심의 정적인 농구를 펼친다. 샬럿 감독 시절에는 알 제퍼슨을 필두로, 올랜도 감독 시절에는 니콜라 부세비치를 필두로 느린 템포의 빅볼 농구를 풀어갔다.

하지만 샬럿은 구조적으로 빅볼을 펼칠 수가 없다. 주전 센터 메이슨 플럼리는 타팀이면 식스맨으로 뛸 선수다. 시즌 평균 득점이 6.5득점밖에 안된다. 거꾸로 샬럿은 스몰볼 전술로 가장 재미를 본 팀이다. 가드진, 포워드진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빠른 템포의 공격이 잘맞다. 팀내 주축 멤버들이 전부 공격력이 좋고 수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멜로 볼, 마일스 브릿지스, 고든 헤이워드, 테리 로지어의 얘기다. 이들을 데리고 그 많은 지도자 중에서 느린 템포의 전술, 빅볼 전술에 특화된 지도자를 데리고 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덧붙여 클리포드는 신인보다는 베테랑을 기용하는 경향이 짙다. 샬럿 감독 시절, 올랜도 감독 시절 모두 베테랑을 중용하는 경향이 짙었다. 대표적으로 올랜도 감독 시절 제2의 루디 고베어로 기대받았던 모하메드 밤바를 거의 기용하지 않으며 팬들의 속을 썩였다. 이런 그가 선수단 연령이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지금의 샬럿과 잘 맞을지 의문이다.

사실 샬럿의 차기 감독 후보로 유력했던 이들은 따로 있다. 많은 이들은 조던 구단주가 직접 실시한 감독 최종면접에서 앳킨슨과 함께 살아남았던 마이크 댄토니 또는 테리 스토츠가 감독으로 뽑힐 것이 유력했다.

모두 납득 가능한 후보들이었다. 샬럿에 가장 필요한 감독은 화제의 가드 유망주 라멜로 볼을 필두로 신바람 농구를 펼쳐줄 자였다. 댄토니와 스토츠는 각각 제임스 하든, 데미안 릴라드를 MVP 수준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을 뿐더러 공격 농구를 워낙 오랫동안 운영해온 노장 감독들인지라, 나쁘지 않은 조합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샬럿은 면접 과정동안 검토하지도 않았던 클리포드를 부랴부랴 선임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선택은 미치 컵책 단장 아래 프런트진이 집단적으로 함께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최종 결정자는 분명 마이클 조던 구단주였다. 구단주가 된 뒤로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조던이 또 한 번 의아함을 남기는 선택을 남겼다. 이 선택의 결과는 시즌이 들어가보면 나올 전망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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