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 AI학회에 표절 논문 제출

강우량 기자 2022. 6. 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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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저자가 공동 저자 몰래 다른 논문 베껴 "모두 내 잘못"

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AI 학회에 제출하고, 현장에서 발표까지 한 논문이 표절 논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22년 2월 1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전기병 기자

본지 취재에 따르면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지도하는 같은 대학 AI 연구팀은 작년 11월 ‘신경망 확률미분방정식을 통해 비동기 이벤트를 빠르게 영속적인 비디오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기법’이란 제목의 논문을 내고,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2′에 이 논문을 제출했다. 이 논문은 불규칙하고 연속적이지 않은 정보 변화(이벤트 데이터)를 AI 기술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비디오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CVPR에서는 우수 발표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23일 공식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24일 이 논문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된 국내·외 논문 10여 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담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CVPR 측은 트위터에 논문 게재 철회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에 정식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표절 사실을 시인하고 24일 논문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논문에는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는데, 제1 저자인 A씨가 공동 저자들로부터 받은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논문들의 내용을 끌어다 쓰면서 표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공동 저자들 몰래 논문을 편집해 발표했기 때문에 중간에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CVPR 측도 학술대회이다보니 표절에 대해 엄격하게 심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서울대 대학원 인공지능전공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표절 사실을 시인하며 “어떠한 변명도 없이 모든 징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는 “학교에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좋은 뜻으로 A씨를 도운 나머지 공동 저자들만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CVPR은 IEEE와 국제컴퓨터비전재단(CVF)이 공동주최하며, AI 분야 최고 학술대회로 꼽힌다. 윤 교수는 전 정부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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