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 "울고 싶어도 눈물 안 나"..청년 10명 중 8명 겪는 '위로포비아'란?
카라 출신 박규리가 힘든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속마음을 털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최근 청년 10명 중 8명이 겪는 ‘위로포비아’라고 진단했다.
박규리는 2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아역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니 흠 잡힐 행동들을 밖으로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갇혀있었다”며 “제 흠을 타인에게 말해서는 안 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혼자서 풀려고 하다 보니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는 박규리는 “밑바닥을 보이면 사람들이 실망하고 떠나갈까 봐 두렵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은 오 박사는 “‘바닥’이라는 건 깊은 내 마음속을 의미한다”며 “왜 깊은 속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운 것 같나”라고 물었다. 박규리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택하면서부터 판타지를 충족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답했다.
오 박사는 “위로라는 건 어렵거나 힘든 상황에 받게 된다”며 “나의 미숙한 점이나 약한 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렇듯 속마음을 꺼내고 위로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을 ‘위로포비아’라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요즘 10명 중 8명의 청년이 치열한 경쟁사회다 보니 속마음을 드러내는 게 약점이자 흠이라 생각해 가까운 사이에서도 위로받는 걸 주저하게 된다”고 했다. 오 박사는 ▲혼술하는 걸 즐긴다 ▲약해 보이면 내 존재감이 흔들릴까 봐 두렵다 ▲타인과의 대화가 버거울 때가 있다 등 7가지 ‘위로포비아 체크리스트’를 소개했다. 이 중 5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위로포비아 경향성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박규리는 “7가지 모두 해당한다”고 했다. 그는 “남들 앞에서 못 운다”며 “울고싶고, 표현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참고 의젓하려고 노력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도 신경 쓰는 것 같고, 기대치를 깎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박규리는 먼저 세상을 떠난 멤버 구하라의 이야기를 하며 “그때 처음으로 제 가치관과 생각들이 흔들리고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예쁘고 사랑을 많이 받던 사람이 떠날 거라는 생각을 아예 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을 흘릴 뿐 오열하지는 않았다.
오 박사는 박규리를 향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끼는 슬픔마저도 편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규리는 “그럼 정말 막 살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 박사는 “안 그럴 거다”며 “위로 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까부는 정도일 것 같다”고 했다. 정형돈 역시 “올바르게 살아온 사람은 막 살려고 해도 그렇게 막 살 수가 없다”며 동조했다.
박규리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듯 “이렇게 위로받게 될 줄 몰랐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에 오 박사는 “너무 좋다. 많이 징징대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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