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제주공항의 '착한 실험'

제주방송 김지훈 2022. 6.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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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야 반갑다"를 외치기도 전에 예측불허 변덕스런 날씨를 마주한다면, 가능한 대책은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장마철, 우기가 맞물려 더더욱 빈번하게 비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라는 생각으로 둘러보니 유실물센터에, 화장실 앞에, 심지어 쓰레기통에, 보도 펜스에도.. 잠깐 고마웠던 '것'에서 순식간에 짐짝이 되어버린 '것들'이 수두룩합나다.

제주공항에서 발견되는 대다수 우산들은 이용객 등이 버리거나 잊고 간 물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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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 플랫폼 '공유우산 서비스' 접목
자원 선순환 통한 나눔·공유 가치 확산
지역문화 정착 기대.. 회수율 등 관건
# 연간 강수일수 126일(21년 기준)로 사흘에 하루 꼴, 전국 수준(118.8일)을 훌쩍 뛰어넘는 비날씨입니다.
"제주야 반갑다"를 외치기도 전에 예측불허 변덕스런 날씨를 마주한다면, 가능한 대책은 많아 보이진 않습니다.
장마철, 우기가 맞물려 더더욱 빈번하게 비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우산 하나 사는게 대수일까 싶지만, 해서 짐 하나 늘리거나 괜한 소비일 수 있어서인지 유독 '주인 잃은' 우산이 널린 곳 가운데 하나가 공항입니다. 
코로나19에도 국내 여행객이 몰리면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제주공항은 '유기우산'이 더 눈에 띱니다.
방법이 없을까. '공항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라는 생각으로 둘러보니 유실물센터에, 화장실 앞에, 심지어 쓰레기통에, 보도 펜스에도.. 잠깐 고마웠던 '것'에서 순식간에 짐짝이 되어버린 '것들'이 수두룩합나다.
마구잡이로 버려진 우산들. '다시 쓰고', '나눠 쓴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오멍가멍(오가며) 같이 쓰는 가치우산'의 시작입니다.
"폐기-재활용도 어려워"
제주공항에서 발견되는 대다수 우산들은 이용객 등이 버리거나 잊고 간 물건들입니다.
기내반입 등이 가능한데도 정작 갖고 다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유실물센터로 접수돼, 후에 폐기되거나 재차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게 대부분입니다.
재활용을 한다 해도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비닐·천·고철·플라스틱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 분리 배출이 까다로운 탓입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유실물센터에 접수되면 유실물법에 따라 6개월 동안 보관 후 자체 폐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산은 재질이 다양해 분리수거도 어려워 폐기물 처리 부담이 녹녹찮은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도 우산 대여를 하고 있지만, 사실 지속적으로 시행되는 사례가 드뭅니다.
불특정 다수간 상호 신뢰 형성의 문제부터 대여와 반납 절차 등에서 여러 불편이 빚어지는 것도 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거점 플랫폼 입지 주효.. "공공성-신뢰 제고"
그런 면에서 '공항'이 갖는 '플랫폼' 입지는 주효했습니다.
우산을 기부받고 또 대여하는 구심점이자 거점역할을 하기에 출도착객이 오가는 접점으로서 '공항'이란 장소는 충분히 편리성을 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열린 공간으로서 개방된 구조 역시 공유시스템을 운용하는데 있어 투명하면서도 신뢰도를 제고하는데 제역할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나눔은 나눔을 부르고.. "자율 기부문화 확산"
이달 초 공유서비스 시행을 주변에 알리며 준비하고 나섰더니 분위기는 금새 달라졌습니다.
한 렌터카업체가 손님들이 두고, 또 버리고 간 우산의 지속적인 기부를 약속했고 인근 주민들까지 속속 우산을 가져오게 됐습니다.
나뒹구는 우산의 문제는 비단 공항 내의 이야기만이 아니었음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때문에 또 어떤 사례가, 기부와 나눔으로 가지를 뻗어나갈지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사 내 폐기 대상이던 우산 150개, 기부받은 50개 등 200여 개가 비가 오던 지난 5일 첫 대여를 시작했고, 고스란히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버려졌으나 다시 쓰임을 얻다"
스스로 기부(Recycle)하고 재사용(Reuse)하는 체계’가 구축됨과 동시에 공항 내 폐기물을 절감(Reduce)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이같은 기부와 대여의 순환고리가 자연스레 형성된 셈입니다.
얼마나 '회수율'이 유지될지가 '가치우산'의 지속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만큼, 꾸준한 홍보와 시민의식 그리고 참여를 끌어 내는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유함은 제주공항 여객청사 1,3층에 있습니다.
같이 쓰고 가치를 만들어 보자며 시작한 '같이 쓰는 가치우산'.
소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버려진 것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어떻게 나눔의 가치들을 확대 재생산해낼지 앞으로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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