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준석에 거리두기?.."회동 없었다" 반박

李 측 '비공개 회동' 주장에 "사실 아니다" 부인

(시사저널=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비공개 회동'을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렸다. 이 대표 측은 윤 대통령과 만났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적극 부인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중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공지했다. 윤 대통령과 최근 별도 만남을 가졌다는 이 대표 측 입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앞서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달 중순 두 사람의 만남이 있었다면서 "두 분이 최근에 한 번 더 만나려고 했지만 대통령 일정 때문에 취소됐고 윤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이후로 날짜를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달 중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추가 만남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순연됐다는 것이 이 대표 측 입장이어서 대통령실 설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통령실이 부인했지만, 두 사람 간 회동이 큰 관심을 끈 건 이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같은 얘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내달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심의 절차에 착수한다. 징계 여부와 수위에 따라 이 대표의 거취와 향후 정치 생명도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 징계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생중계 되는 등 당내 내홍도 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나서 이 대표 징계 추진과 최고위 내부 갈등에 대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며 사실상 이 대표를 저격하는 등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이 대표가 회동을 통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측면 지원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회동을 적극 부인하고 나서면서 대통령의 측면 지원 기대는 어렵게 됐다. 여권 안팎에서는 당내 상황에 개입을 꺼리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등 최근 당 상황에 대해 "당무(黨務)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