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재계 맏형' 되찾을 수 있을까..국정 농단 이후 첫 기업·정부 간담회 열어

박관규 2022. 6.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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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 간 정례 간담회를 부활시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전경련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기획재정부와 국내 15대 기업을 초청해 조세정책 방향과 관련한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를 두고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나오기 전 기업들의 의견을 정부에 개진하는 자리였다"며 "회원사들이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전경련 본연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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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15개 기업 관계자 세제 개편 논의
전경련 탈퇴한 삼성  SK 현대차 LG 관계자도 참석
재가입 여부 관심.."정권 바뀌었다고 재가입은 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열린 역대 기재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와 기업 간 정례 간담회를 부활시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재계 맏형의 지위를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몇 년 전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까지 끌어당기며 문재인 정부에서 끊긴 기업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본격화하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경련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기획재정부와 국내 15대 기업을 초청해 조세정책 방향과 관련한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새 정부 조세정책 방향과 세제 관련 기업이 겪는 애로 사항을 듣고 개선 방안을 찾는 자리였는데, 최근 발표된 법인세 인하 방침 등을 중심으로 2시간가량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측은 이번 간담회 결과를 정리해 재계의 건의문 형식으로 정부에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전경련은 9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역대 5명의 재정부 장관을 초청해 특별 대담을 열면서 경제 개혁의 필요성을 새 정부에 제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를 두고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나오기 전 기업들의 의견을 정부에 개진하는 자리였다"며 "회원사들이 대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전경련 본연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까지는 자주 해왔다"며"이런 간담회는 앞으로도 더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4대 그룹, 전경련 재가입에는 '부정적'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 입장하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지난해 최 회장이 취임하면서 재계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간담회에 회원사가 아닌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의 세무 담당자가 참석하면서, 이들 그룹이 전경련에 재가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10월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차례로 탈퇴했고, 문재인 정부 내내 전경련과 교류를 중단해왔다. 전경련은 회비의 70%를 부담하던 4대 그룹 탈퇴 이후 구조조정을 해야 했고, 사실상 적폐 대상으로 꼽히면서 회원사가 600여 개에서 450여 개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전경련은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 6단체장 오찬 회동 자리를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고, 근로시간 유연화, 법인세 세제개선 과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안 등 새 정부를 향해 여러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재계에선 4대 그룹이 전경련에 다시 들어가느냐가 이런 전경련의 노력들이 힘을 얻을지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4대 그룹은 아직은 미온적이다. 지난 5년 동안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이 전경련 대신 재계 대표의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해온 데다, 재가입할 명분도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날 참석한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쇄신책의 하나로 탈퇴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재가입할 수가 있겠느냐"며 "오늘은 실무 차원의 정부의 세제 방향을 듣기 위해 참석한 것일 뿐 다른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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