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인정한 파월..미 증시, 어쩌면 하락장 '초입'

한수연 2022. 6. 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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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브리핑]
미 연준 의장까지 침체 가능성 인정하자 시장도 동요
상하이 봉쇄 등 악재 지속 테슬라, 모건스탠리도 목표가↓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주 경기침체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해진 것이다.

상장종목 대부분이 이미 파란불 일색이지만 과거 데이터상 현 지수 수준은 하락장 초기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기 전까지는 이러한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학개미 '원픽' 테슬라(TSLA)는 연이은 악재 속에서 목표주가마저 하향됐다. 최근 국채 금리가 뛰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올라간 영향이다. 기대 수익률이 상승하려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가격, 즉 주가가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파월 한 마디에 3대 지수 반락…금리인상 기조선 "반등 요원"

이번 주 미국 뉴욕증시는 준틴스데이(노예해방일) 대체공휴일로 하루 휴장한 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모처럼 큰 폭의 반등장을 연출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2.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45%), 나스닥지수(2.51%) 등 미국 뉴욕 3대 지수 모두 2%대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하루뿐이었다. 22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계속되는 금리인상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탓이다. 이튿날 뉴욕 3대 지수는 다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 23일 나온 반등의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락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다. 그래투스 캐피털의 토드 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우 과매도된 환경에서 따라오는 일시적인 반등을 떠올리게 한다"며 "이것이 더 지속적이려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것을 확실하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도 아직 하락장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 이주에 나왔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라는 미 연준의 스탠스가 바뀌지 않는 한 반등은 요원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950년 이후 17차례 최소 15% 이상 하락했는데 이 중 11차례는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로 다시 방향을 틀었을 시기에 바닥을 찍었다. 과거 데이터를 고려하면 현재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 하에서는 지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것이다. 

한편 다음 주에는 미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물가지표인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온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동월대비 4.9%, 전월대비 0.3% 상승이다. 이 경우 작년 11월 이후 첫 상승세 둔화가 확인된 올해 3월 상승률 6.6%, 4월 6.3%에 이어 또 한 번 하락하는 게 된다. 연준이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인플레이션 지표로 삼는 수치인 만큼 5월 PCE의 향방이 주목된다. 

테슬라, 700달러 회복했지만…"생산 차질 만회 어려워"

테슬라는 이번 주 7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중국 상하이 공장 봉쇄 영향에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내달 현지 생산중단설, 목표주가 하향 등 악재가 이어지며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3~4월 상하이 공장 봉쇄로 생산 차질이 추정된 것만 8만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2분기 판매 대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달 1일부터 2주간 상하이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는 게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의 최근 보도다. 다만 이번 중단은 코로나19가 아닌 설비 업그레이드가 목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3교대 가동을 하고 있지만 지난 2개월분의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2분기 판매 대수는 전월보다 4.6% 줄어든 29만6000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각각 4.0%, 29.9% 감소한 180억달러, 25억3000만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분기 실적 발표 시점인 내달 말까지는 주가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와중에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기존 1주당 1300달러에서 1200달러로다. 다만 이는 테슬라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이 8.5%에서 9.0%로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테슬라가 얼마나 많은 차를 팔고 있는지와는 무관하다. WACC는 기업이 보통주와 우선주, 부채 등 유형별로 사업 자금을 조달할 때 쓰는 비용이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WACC의 상승이 테슬라 목표주가를 1200달러로 내린 거의 100% 이유"라며 "이는 무위험(risk-free) 자산인 국채가 최근 수익을 많이 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 주가는 주가 변동성과 국채 수익률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라간 국채 수익률만큼 주식 수익률도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가격인 '현 주가'는 내려가야 한다는 얘기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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