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볼만한 곳] 시대가 새긴 비극.. '다크 투어리즘'

제주방송 이효형 2022. 6. 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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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5일)로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꼭 72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와 제주4·3까지, 제주 곳곳에는 아직도 그 시대의 아픔이 서려 있습니다.

결국 그 사이 많은 유골들이 뒤섞여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고, 후손들은 시신을 거둔 곳을 '백명의 서로 다른 조상 아래 하나의 자손'이라는 뜻의 '백조일손지묘'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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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뜨르 비행장

오늘(25일)로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꼭 72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와 제주4·3까지, 제주 곳곳에는 아직도 그 시대의 아픔이 서려 있습니다.

특히 제주 서부지역,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 10코스에는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비극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다크 투어리즘'으로 대표적인 서귀포시 대정읍의 대표적인 두 곳을 소개합니다.

■ 알뜨르 비행장

올레길 10코스를 걷다보면 나오는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

일제 강점기 일본의 전진기지로 이용됐는데, 남아있는 격납고가 그 당시의 상황을 말해줍니다

알뜨르라는 이름은 마치 프랑스어처럼 들리지만 마을 아래에 있는 너른 벌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주변에 펼쳐진 청보리밭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이곳은 제주도민들이 강제로 동원된 아픈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격납고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고, 지금은 일본군의 강제노역 실태를 보여주는 군사유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을 기억하기 위해 제주에서는 오랫동안 평화대공원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가 대체부지를 요구하면서 협의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무상사용 쪽으로 가닥이 잡혀 막혔던 논의에 물꼬가 트인 상태입니다.

섯알오름 학살터

■ 섯알오름

일제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알뜨르 비행장 옆으로는 섯알오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섯알오름은 일제강점기 때 탄약고로 이용됐던 곳입니다.

해방 이후 미군이 폭파해 오름의 형태가 무너져 구덩이만 남았는데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으로 무차별 학살이 일어난 곳입니다.

예비검속은 한국전쟁 초기 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미리 연행해 학살한 사건입니다.

당시에는 제주4·3과 관련된 사람들이 잡혀갔는데, 무차별적으로 예비검속은 학살로 이어졌고, 섯알오름은 그 학살이 일어난 장소입니다.

가족이 총살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주민들은 섯알오름으로 향했지만 당시에는 시신조차 수습할 수 없었고, 6년 동안 방치됐습니다.

결국 그 사이 많은 유골들이 뒤섞여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고, 후손들은 시신을 거둔 곳을 '백명의 서로 다른 조상 아래 하나의 자손'이라는 뜻의 '백조일손지묘'를 만들었습니다.

이마저도 국가폭력을 은폐하기 위해 군사정권 때 비석이 훼손당하기도 했지만 후손들은 그 아픔을 딛고 매년 합동 위령제를 열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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