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아시아급 롱다리' LG 정우영 본 ML 스카우트는 두 번 놀란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배지헌 기자 입력 2022. 6. 2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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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정우영, 데뷔 4년 차인 올 시즌 특급 투수로 진화
-투심 평균구속 152km/h로 급상승, 구사율 95.6%인데 알고도 못 친다
-"아시아 선수 중에 좀처럼 보기 드문 신체조건" ML 스카우트도 깜짝
-"이제 막 관심 두기 시작한 단계..지금의 퍼포먼스 유지가 관건"
LG 트윈스의 특급 불펜 정우영(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LG 트윈스 정우영을 처음 보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두 번 크게 놀란다. 처음엔 ‘탈 아시아급’ 긴 다리와 서구적 체형에 놀라고, 다음에는 사이드암 스로에서 나오는 150km/h대 광속구에 감탄한다. 포스팅 자격을 얻으려면 아직 4년이나 남은 정우영이 벌써부터 유력한 차기 빅리거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정우영은 올해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5일 기준 31경기 1승 16홀드 평균자책 2.37의 성적도 굉장하지만,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놀라움 그 자체다.


알고도 못 치는 마구 투심, 사이드암인데 최고 157km/h…탈 KBO급 투수로 진화한 정우영

정우영은 올 시즌 특급 투수로 진화했다(사진=스포츠춘추 DB)

올시즌 정우영은 ‘원피치’ 투수가 됐다. 전체 투구수의 95.6%를 투심 패스트볼 한 가지 구종으로 던졌다. 포심은 아예 1구도 던지지 않았고, 커브-체인지업-스플리터 구사율도 0.0%다. 작년 12%였던 슬라이더 구사율도 4.4%로 줄였다. 너클볼러도 이 정도로 특정 구종만 집중적으로 던지지 않는다.


KBO리그에서 2015년 이후 특정구종을 80% 이상 던진 투수는 딱 두 명. 2021년 정우영(투심 87.6%)과 2022년 정우영 둘 뿐이다.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우영처럼 한 구종만 던진 투수는 없었다. 2015년 제이크 맥기(포심 92.4%), 2017년 스콧 알렉산더(싱커 93%), 2018년 스티븐 라이트(너클볼 90.4%), 2022년 맷 위슬러(슬라이더 92.1%) 정도가 그나마 근접한 구종 구사율을 보였다.


이렇게 한 구종만 집중적으로 파는 정우영의 투심 평균구속은 무려 151.8km/h(시속 94.3마일). 이는 메이저리그 싱커 평균(93.1마일)을 능가하는 스피드다. 데뷔시즌 143.4km/h였던 투심 구속이 작년 146.7km/h로 훌쩍 뛰더니 올해는 1년 만에 5km/h가 더 빨라졌다. 최고구속은 157km/h까지 나온다.


타자들은 뻔히 투심이 들어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치지 못한다. 올 시즌 정우영의 투심 피안타율은 0.192로 채 2할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투심 구종가치는 12.1로 키움 에릭 요키시(15.2)에 이은 2위다. 알면서도 못 칠 정도로 정우영의 구위는 압도적이다.


야구게임에나 나올 법한 환상적 퍼포먼스에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얘기가 솔솔 나온다. 독특한 사이드암 투구폼과 강력한 구위, 남다른 멘탈까지 겸비한 정우영이라면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기대 섞인 예상이다.


실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ML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 A는 “이제 데뷔 4년째인 투수라 빅리그 진출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메이저리그에 드문 투구폼이고, 그 폼에서 저 정도 구속이라면 충분히 (ML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A 스카우트는 “정우영의 사이드암 투구폼은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있다. 사이드암의 약점인 좌타자 공략 능력도 뛰어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느린 구종 하나 정도만 추가한다면 경쟁력을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구단 소속 B 스카우트는 정우영의 ‘긴 다리’를 장점으로 꼽았다. “정우영의 진짜 장점은 한국 선수에게서 보기 드문 신체조건”이라고 지목한 이 스카우트는 “정우영은 허리가 보통 한국 투수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다리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 투수 중에 정우영처럼 하체가 긴 투수는 보기 드물다. 단순히 키만 큰 게 아니라 스카우트들이 선호하는 체형을 갖추고 있다. 이런 체형은 투수로서 장점이 많고,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공 던지는 걸 보기도 전에, 일단 신체조건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보면 된다.” B 스카우트의 말이다.


정우영 향한 ML 관심은 이제 시작…현재 퍼포먼스 지속성이 관건

빅리그를 꿈꾸는 정우영(사진=LG)

다만 A 스카우트는 “정우영은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두기 시작한 선수다. 아직 구단 차원에서 스카우트 대상으로 분류하거나 영입하려고 준비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구단에 보내는 보고서에 정우영을 포함한 게 작년부터다.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구위와 퍼포먼스가 좋아졌기 때문에 ‘이런 선수가 있다’고 소개하는 차원에서 보고서에 올리고 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서도 최근 들어 정우영 얘기가 조금씩 나오는 분위기다. 이정후, 안우진처럼 구단에서도 이름을 알고 관심을 두는 정도는 아니다.” A 스카우트의 말이다.


B 스카우트의 생각도 비슷하다. 이 스카우트는 “정우영이 포스팅 자격을 얻으려면 앞으로 최소 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이 선수를 구단 차원에서 주목하거나 세밀하게 분석하는 단계는 아니다. 지금 같은 퍼포먼스를 얼마나 꾸준하게 지속할 수 있는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물론 정우영이 빅리그에 도전할 만한 재능을 갖춘 유망주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A 스카우트는 “현재 KBO리그 선수 중에 가장 빅리그에 근접한 선수는 키움 이정후다. 그 외에는 KT 강백호, 키움 안우진, LG 정우영과 고우석 정도가 도전해볼 만한 후보”라며 차세대 빅리거 후보에 정우영을 포함했다.


B 스카우트도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라 이정후, 김하성 같은 대형 계약을 맺기는 어렵겠지만 매력적인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의 구위라면 빅리그에서 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볼 선수 가운데 하나”라고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spoc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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