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등불]어둠으로부터 생명의 빛 선물해주는 '각막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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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안센터장)] 각막은 눈의 맨 앞에 위치하고 투명해서 빛이 통과하는 유리창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각막은 외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충격이나 감염, 외상 등의 위험으로인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데, 손상으로 인해 각막 투명도가 소실되면 심각한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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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에 영구적인 각막혼탁이 발생하여 시력이 저하되면 다른 사람의 건강한 각막을 기증받아 혼탁해진 각막을 제거한 후 투명하고 건강한 각막으로 교체하는 각막이식수술이 필요하고, 이는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각막이식수술은 전층의 각막을 이식하고 봉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며, 안과 수술 중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막혼탁의 위치에 따라 각막의 전 층이 아닌 일부 층만 이식하는 부분층 각막이식수술도 많이 시행됩니다. 특히 푹스이영양증이나 수포성각막병증과 같이 각막내피세포만 이상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부분층 각막내피이식수술은 전층 각막이식에 비해 수술 후 시력 회복이 빠르고 거부반응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봉합을 특별히 하지 않기 때문에 봉합으로 인한 난시 및 합병증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각막이식수술이 필요한 대기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유교적 인식으로 기증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하여 국내 각막기증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2020년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연보에 따르면 국내 각막이식 대기자는 2,300명, 평균 이식 대기기간은 약 8년에 이릅니다. 반면, 같은 해 각막을 기증한 사람은 173명이었습니다.
각막이식 대기자 중에는 양안 실명으로 이식수술이 꼭 필요하거나 심한 감염이나 천공과 같이 위급한 경우도 있어서 최근에는 외국에서 기증된 각막을 수입해 이식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러나 수입각막은 항공 운송비용 등 경제적으로 환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이 실제로 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장기기증은 가장 고귀한 생명의 나눔입니다. 故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2006년 “장기기증은 인간에게 가장 고귀한 생명을 나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일 수 없는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행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故김수환 추기경 역시 1990년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고 헌안 서약을 한 이후 2009년 2월 16일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안구를 기증하고 선종했습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렸던 故김수환 추기경의 선한 마음과 숭고한 생명 나눔 정신이 장기기증 등록자 증가라는 선순환을 가져온 것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을 비롯해 어둠에 갇힌 환자에게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는 각막기증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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