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고난 건강체질이야" 이런 말 하는 남자들이 사실은.. [사이언스라운지]

이새봄 2022. 6.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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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라운지] "나는 타고난 건강 체질이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건강체질'이라고 믿는다. 특히 남성들의 경우 여성보다 더 자신의 건강에 대해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미국 비영리 의료기관인 올랜도 헬스케어가 최근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남성들(65%)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건강체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남성 중 33%는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왜 유독 남성들이 자신이 타고난 건강체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올랜도 헬스는 실제 남성들은 병원에 가고 싶지 않은 두려움 때문에 자신이 건강하다고 믿는다고 분석했다. 토머스 켈리 올랜도 건강의사협회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특히 자주 병원에 가지 않는 남성의 경우 자신의 상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이를 알게 되는 것에 대한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 방문하고 의사를 만난 후에는 현재의 건강 상태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남성의 경우 의사와 갖는 첫 '관계 형성'에 대한 거부감을 더 많이 가지는 편이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38%가 병원에 방문하는 대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학적인 조언을 받았다. 또한 미국 남성 5명 중 2명(38%)은 자신의 건강보다는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의 건강에만 신경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켈리 박사는 "남성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건강을 가족들의 건강 다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건강을 더 우선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인생에서 다른 사람을 돌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자신이 건강하고 증상이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종종 눈에 띄지 않는 증상을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며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혈압 상승도 검진 없이는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현존하는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인 결장암은 검진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건강검진을 위해 1년에 한 번 의사에게 가서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 검사를 받는 것이 갑작스럽게 중환자실로 직행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남성들이 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은 최근에 생긴 일이 아니다. 1999년 미국 CNN이 미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자신이 매우 건강하며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설문에 응답한 남성 중 3분의 1은 가슴 통증과 헐떡임 등의 심장마비 유사 증상을 경험해도 병원을 찾아갈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 같은 질문에 83%가 병원을 가겠다고 밝혔고 숨이 찰 경우 77%가 진찰을 받겠다고 답했다.

병원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별로 아픈 데가 없는데 검사를 받는 게 귀찮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병원 예약이 어려우며 병원에 가면 왠지 불편한 감정이 든다는 답변도 있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9명은 채소와 과일, 곡물 등 자연식품이 암과 같은 중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 대부분(65%)이 이를 잘 섭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켈리 박사는 "건강검진을 받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지만 건강은 빨리 관리할수록 더 좋다"며 "연례검사와 규칙적인 운동, 식단 조절, 충분한 물 마시기,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 찾기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한다면 전반적인 건강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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