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우는 면세점..'온라인 해외판매' 실효성은 미지수

이슬기 기자 입력 2022. 6.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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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온라인 면세점서 국산품 해외 판매
관세청, 면세업계 경영난 속 '역직구'로 지원
"유명 브랜드, 면세 채널 합류 설득 쉽지 않아"
'핵심' 면세한도·특허수수료 기준 조정은 제자리

면세업계가 내달부터 해외 거주자에게 국산 면세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역직구’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과 달러 대비 원화 환율 급등으로 면세 사업 전반의 경영난이 극심한 가운데,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대책의 일환이다.

그러나 핵심 사안인 특허수수료와 면세한도 상향에 대한 정부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의 세수 확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규제 타파’를 공약한 새 정부가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환율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2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면세 사업자들은 최근 역직구 온라인 플랫폼 마련 및 해외배송 인프라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중문·영문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신규 온라인몰을 여는 식이다.

관세청이 면세점의 국산품 온라인 해외판매를 제도화한 건 올해 3월이다. 당시 ‘시내보세판매장 국산품 온라인 해외판매 운영 지침’을 마련, 면세점이 해외 거주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국산 화장품이나 의류, 건강기능식품, 전자제품 등을 팔 수 있게 했다.

이 제도는 올 초 면세업계의 요청에 따라 추진됐다. 국가 간 여행객이 급감한 만큼, 국내를 방문하지 않은 해외 거주자에게도 국산품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유명 면세점의 인지도를 활용해 국산품의 판로를 넓힐 수 있어서다.

일단 업계에선 ‘이조차 감지덕지’라는 분위기다. 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주식 시장 침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1300원대 진입 등으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고가 명품의 경우 시내 백화점이나 이커머스보다 면세점 가격이 더 비싼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해외 진출 브랜드와 협의 난항, 수요 예측도 안갯속

다만 이번 조치로 면세점을 지원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유명 브랜드들과 협의가 쉽지 않고, 시장 규모도 짐작이 어려워 소규모 판매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인기 브랜드의 경우, 이미 해외에 진출해 개별 플랫폼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들은 면세점 채널 대신 기존의 해외 매장이나 자사 플랫폼을 통한 판매를 선호한다. 역직구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규모를 가늠키도 어렵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나간 브랜드들은 다 자체 플랫폼 정책이 있기 때문에 아직 협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며 “얼마나 판매될지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고 새 플랫폼 구축에도 비용이 들어서 일단 소규모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관세청이 온라인 역직구 시행을 허가해준 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면세 시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면세한도 상향과 특허수수료 기준 조정이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특허수수료·면세한도·송객수수료...‘면세점 3중고’

면세한도 상향 이슈는 면세점 업계의 숙원 과제다. 올해 3월부터 내국인의 면세품 구매 한도 제한은 폐지됐지만, 미화 600달러(약 77만원)를 초과한 물품은 기존과 같이 과세 대상이다.

면세한도 문제는 송객수수료와도 직결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이 지난해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에게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2조3000억원 규모다. 연매출 17조8000억원 가운데 13%가 다이궁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그렇다고 업계가 나서 송객수수료를 직접 정하기도 어렵다. 공정거래법상 ‘담합 행위’로 해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윤태식 관세청장도 최근 면세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면세점 업계 차원의 자정노력을 당부한다”며 “필요시 정부 차원의 관련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송객수수료를 줄이기 위해선 결국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그러려면 면세한도 상향 등을 통한 내국인 매출 비율 재고가 필수적이다. 내국인 매출이 높아져야 다이궁발(發)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어서다.

매년 내는 특허수수료 조정안 역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최근 기재부에 수수료 산정 기준을 매출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관세법 시행규칙상 △매출 2000억원 이하는 매출의 0.1% △매출 2000억~1조원 이하는 2억원+초과분의 0.5% △매출 1조원 초과는 42억원+초과분의 1.0%를 내야 한다.

한편 올해 1분기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모든 면세점이 적자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1분기 매출 979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 1조2464억원과 753억원의 영업손실을,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8253억원과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출 4243억 원, 영업손실 14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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