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악수 배틀'에 윤리위까지..與, 혼란의 일주일
당내에선 "불안하다" 목소리도
이준석 징계 여부 7월 7일로 미뤄져
당내 불안 장기화 전망
3고(고물가·고유가·고금리)로 민생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여당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당내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며 내홍을 노출시킨 것이다. 이 가운데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징계 여부를 오는 7월 7일로 미루며 당내 혼란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먼저 지난주 월요일부터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지며 당내 지도부간 갈등이 그대로 표출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비공개 회의를 중단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이는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언급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당 혁신위 운영방향 등에 대한 지도부 내부 충돌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배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하며 “비공개 회의를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떡하냐”고 항의했다. 그는 “그동안 내내 최고위 회의 하는 동안 비공개 회의 내용들이 (언론에) 오픈돼서 회의 단속을 해달라고 누차 제안드리지 않았느냐”며 언쟁을 이어갔다. 이에 이 대표는 “특정인이 (최고위 회의에)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있다”며 “더 이상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배 최고위원을 저격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다 결국 이 대표의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최고위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있던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로 걸어가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가 두어 차례 손을 휘저으며 거절하는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손목까지 잡았지만 이 대표는 이를 뿌리쳐다. 배 최고위원은 다른 위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오며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연이은 충돌에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옆에 있는 우리가 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지금 다 그것 때문에 걱정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두 사람의 갈등 이유에 대해 “사실은 저도 모르겠다. 한쪽에선 윤리위와 관련돼서 이 대표를 내쫓는다고 생각하고 마치 세 싸움으로 벌어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갈등이) 나온 건 아닌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최고위원들도 두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러지 말라고) 많이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 혼돈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윤리위가 이 대표의 거취가 달린 징계 여부를 오는 7월 7일로 미루면서다. 지난 22일, 약 다섯 시간의 회의 끝에 윤리위는 추후 회의를 다시 열고 이 대표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를 심의 의결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 의혹 관련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할 것이고 징계를 안 할지라도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며 “예단해서 징계하겠다고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윤리위 회의는 어떤 결정을 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준석 대표의 패착이라고 하면 윤리위(가 열리기 전에) 충분히 정치적으로 상황을 풀었어야 한다”며 ”윤리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의 입장에선) 당이 빨리 수습되는 모습을 보이는 보이는 게 최선인데 이걸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라든지, 친윤계와도 타협도 하고 심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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