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베를린 휩쓴 박찬욱·송강호·홍상수..낭보 전한 한국영화 [상반기 결산-영화]

장아름 기자 2022. 6.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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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송강호 홍상수(왼쪽부터) © 뉴스1 DB,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영화는 연이어 낭보를 전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와 베를린 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송강호는 배우로 한국 최초의 역사를 썼고, 박찬욱과 홍상수는 거장으로서 또 한번 명성을 떨쳤다.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은 지난 5월2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각각 주연작인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연출작인 '헤어질 결심'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송강호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각각 호명됐다.

송강호 주연의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이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가게 되며 벌어진 일을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뉴스1 © News1 DB

한국영화 두 작품이 동시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적은 올해 포함해 총 6번째이나, 두 영화가 경쟁 부문에서 한꺼번에 수상에 성공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송강호는 경쟁 부문 초청 네 번째 만에 국내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이 받은 감독상도 의미가 남달랐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2003)로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것에 이어 세 번째로 칸 영화제에서 수상에 성공했고, 지난 2002년 '취화선'으로 상을 받았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품에 안은 한국감독이 됐다.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었던 만큼, 각각 다른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서 나란히 수상했다는 사실은 이목을 더욱 집중시켰다. 또한 지난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최고 영예에 해당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영화가 2관왕을 휩쓰는 신기록을 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홍상수(왼쪽) 김민희 © 로이터=뉴스1 © News1 DB
홍상수 김민희 © AFP=뉴스1 © News1 DB

배우 김민희와 연인 관계로 이슈가 여전한 홍상수 감독도 수상 낭보를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제72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소설가의 영화'는 홍 감독의 신작이자 27번째 작품이다.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 먼 길을 가는 중에 혼자 타워에 오른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가 영화감독 부부와 조우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김민희 분)를 만나 그에게 캐스팅 제안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2017년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김민희와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밝힌 이후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꾸준히 성과를 거둬왔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2020년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받은 것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민희가 주연으로 함께 했다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풀잎들'(2018) '강변호텔'(2019)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 '소설가의 영화'(2022)까지 홍 감독의 작품 총 9편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당신 얼굴 앞에서'(2021)에서는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소설가의 영희'에서 김민희는 활동을 하지 않는 배우 길수 역을 맡았다. 길수는 활동 대신 서울 근교 동네에서 산책을 하고, 동네 서점에서 사람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이다. 김민희는 화장기 없는 민낯의 얼굴에 머리를 묶고 캐주얼한 의상을 입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또한 조심스럽고 내성적이지만 친화력 좋은 캐릭터를 위해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를 선보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베를린 영화제에 동반 참석한 모습으로도 국내외 취재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홍상수 감독이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뒤 베를리날레 궁전 밖 레드카펫에서 수상의 기쁨을 나눈 모습도 포착됐다. 또한 두 사람의 손가락에 얇은 커플링 반지가 포착되기도 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후 국내 행사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이지만, 해외 영화제에서는 여전히 애정을 과시하는 과감한 행보로 이슈가 됐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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