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대학 등록금 인상 움직임..관건은 '대학재정 확대'

양새롬 기자 2022. 6. 25.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교육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 등록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25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불거진다.

우리나라 대학의 85%가 사립대학인데 대학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만 제시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역시 "그동안 정부는 대학 정원을 확대하거나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고등교육 재정을 충당해 왔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 85%가 사립대..1인당 연평균 등록금만 752만원
"학생수 줄어 등록금 인상으론 대학재정 근본문제 해결 못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1월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2022 등록금 인하 및 반환 논의와 등심위 민주적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교육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 등록금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시사한 가운데 25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불거진다. 우리나라 대학의 85%가 사립대학인데 대학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만 제시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배경은 이렇다. 대학 등록금은 정부가 추진한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으로 인해 2009년부터 14년째 사실상 묶여 있다. 정부가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는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지난 23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대학들은 국가장학금Ⅱ 유형 참여조건 조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등록금 부담이 크다는 게 고등교육 단체들의 주장이다.

교육부와 대교협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교육대학 194개교의 학생 1인당 연평균 등록금은 676만3100원이다.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대 752만3700원, 국·공립대 419만5700원으로 집계됐다. 소재지별로는 수도권 761만9300원, 비수도권 622만6800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일반대·교육대 학생 1인당 연평균 등록금 현황. (교육부 제공) © 뉴스1

지난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2021년 9월 기준 27개 총학생회 참여)가 진행한 '2021 전국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 입학 이후 가장 부담되는 지출에서 '등록금'이 38.4%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당장 등록금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도 예상된다.

김민정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등록금이 인상되지 않은 14년 동안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예산 비율(GDP의 0.6%)도 그대로"라며 "등록금 인상은 정부가 재정적 책임을 지지않고 학생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데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대학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대넷은 수일 내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인상을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역시 "그동안 정부는 대학 정원을 확대하거나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고등교육 재정을 충당해 왔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유·초·중등에 써야할 교부금을 대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초·중등에서도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돈도 줄어야 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면서 "고등교육 재정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별도 예산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국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핵심은 대학들이 운영비를 감당 못하는 것"이라며 "대학평가를 통해 지원하는 일반재정지원 같은 경우 대학 운영비에 쓸 수가 없어서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열악해진다. 고등교육 재정을 늘리면서 대학 운영비에 직접 지원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은 국가장학금 예산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등록금 인상에 따라 학생 부담이 가중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장학금 확대 등 국가 예산 확대가 불가피해 이를 확보하는 것도 앞으로의 논의에서 관건이 될 전망이다.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전날 "대학 등록금 규제 개선과 관련해 개선 방향과 시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flyhighr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