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소설가 박지영의 '고독한 이의 농담이 담긴 책5′

‘잘 준비된 고독사’. 반복해서 읊어봐도 참 어색한 문구다. 하지만 외롭기 그지없는 현대 사회인들에게 이로운 문구라고 한다. 최근 소설가 박지영이 펴 낸 장편 ‘고독사 워크숍’(민음사) 속 주장이 그렇다. 책 속 인물들은 어느 날 갑자기 고독사 준비를 함께하자는 워크숍 초대 메일을 받는다. 일상이 고독해 참가를 결심한 이들은 ‘오늘의 부고 작성’ 같이 매일 고독사 준비를 해나간다. 역설적이게도 이 과정을 통해 고독을 이기는 힘을 기른다.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지영은 2013년 장편 ‘지나치게 사적인 그의 월요일’로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그로부터 9년 만에 선보인 신작. 훗날 “내가 나이 들어 요양원 갈 때 함께 들고 갈 책”이 되길 바라며 썼다고 한다. 그런 그가 ‘고독한 이를 위한 농담이 담긴’ 책 5권을 꼽아봤다.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그는 소리친다. “도저히 안 되겠어요. 캔버스가 평평한데 거기다가 어떻게 코를 튀어나오게 그릴 수가 있겠어요? 말도 안 되는 소리지요.” 작업실의 자코메티 이야기다.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불평하는 거장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자코메티는 농담도 잘하시네!
내 책의 출판사 서평에는 ‘자코메티의 아뜰리에’를 인용한 고독의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정작 나는 인용된 부분이 기억나지 않았다. 책장에서 해당 제목의 책을 찾아 연거푸 두 번을 읽었으나 찾는 데 실패했다. 그 후 이 코너를 준비하다가, 내가 읽은 책이 ‘작업실의 자코메티’(을유문화사)라는 걸 깨달았다. 두 책은 전혀 다른 책이었다.
농담은 이런 식으로 어긋난 덕분에 발견된다. 잘못된 시작으로부터도, 거듭된 실패로부터도 우리는 좋은 것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들려주는 책들이 있다. 어떤 고독은 환한 농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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