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윌슨의 드라마틱한 창업과 성공·실패담
기능성·패션 갖춘 의류 만들어
'요가복계의 샤넬'로 성장시켜
투자자와 갈등..기업문화 퇴색
결국 주식 팔고 창업 회사 떠나
"혁신·직원 발전 우선.. 성공비결"
수영장을 관리하는 아버지를 둔 덕에 수영만 마음껏 할 수 있던 캐나다 소년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너도나도 입는 단색 줄무늬 ‘스피도’에서 벗어난, 자기 마음에 꼭 드는 수영복뿐이었다. 우연히 다양한 꽃무늬가 연상되는 수영복을 발견하고 공동구매로 동네에 없던 멋진 수영복을 판매하면 자신의 새 수영복값 정도는 공짜로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성공으로 끝난 이 경험에서 구매·배송·판매의 재미에 눈 뜬 소년은 훗날 스노보드 의류업체를 만들어 성공시킨 후 매각하고 다시 요가복 업체를 세운다. 지금은 ‘요가복계의 샤넬’이라는 별칭을 얻은 룰루레몬 창업자 칩 윌슨 이야기다.
남다른 비즈니스·패션 감각을 지닌 윌슨이 의류업을 시작한 건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1979년 첫 사업체 웨스트비치 스노보드를 시작한다. 스노보드 의류 시장이 커질 것을 내다본 선택이었고 부침 속에서도 사업을 키운 후 이를 매각한다.
당시 스포츠 시장에서는 남성 의류가 대세였다. 누구도 여성 스포츠 의류를 생각하지 않았을 때, 윌슨은 여성 스포츠 의류 시장에 주목했고 기능성과 패션 감각을 갖춘 요가복을 만들었다. 유명 스타 스포츠 선수를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기존 스포츠 브랜드와 달리 “32세 콘도 회원권을 가지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고 패션에 민감한 전문직 여성”이라는 뚜렷한 고객층을 브랜드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미적 감각과 건강한 에너지를 담은 비즈니스 철학, 기업 문화를 제시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룰루레몬은 왜 비쌀까’에 대한 답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설명한다. 품질이 더 좋다고 세 배씩이나 비싼 돈을 지불할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슈퍼걸’은 능히 지갑을 열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또 요가복을 입고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수도 있으리라고 미래를 내다보고 디자인에 반영했다.
드라마틱한 창업과 성공스토리가 이 책의 전반부라면, 후반부는 저자가 담담하게 술회하는 실패담이다. 대규모 사모펀드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크게 성장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가 꿈꿨던 기업 문화는 서서히 퇴색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투자자들을 대변하는 이사회와 치열하게 갈등했던 사연이 솔직하게 소개된다. 창업자는 서서히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가고, 결국 주식 매각으로 막대한 부를 얻었지만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후배 창업가들을 위한 안내서처럼 시행착오에서 도출된 교훈과 함께 제시된다. 소설 ‘아틀라스’ 등장인물처럼 기존 시스템에 저항하며 혁신을 추구하는 선구자와 같은 일생을 꿈꿨던 이 기업가의 시선은 항상 함께 성장하려 했던 직원들을 향해 있다.
“룰루레몬의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조직문화, 그리고 브랜드의 강점을 따라갈 만한 기업을 동종업계에서는 찾기 어렵다. 이것은 위대함을 선택한 직원들 때문이다. 룰루레몬은 기업의 이익보다 개인의 발전을 우선시하는 실험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창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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