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하고픈 마음이 만든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은

인간의 감정 중 ‘불안’은 어떤 감정일까. 불안과 함께 자주 쓰이는 ‘공포’와 비교해보면 불안만의 특성이 보인다. “땅이 흔들릴 때 느끼는 감정은 공포다. 땅이 흔들리다가 진정되면 공포가 사라진다. 하지만 지진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은 공포가 아닌 불안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공포로 도망을 치지만,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바로 행동에 나서지 않고 망설인다.”
‘미움받을 용기’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는 신간 ‘불안의 철학’에서 이렇게 불안을 설명했다. 사람마다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하다. 업무와 대인관계, 질병과 죽음 등에서 인간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예상하며 불안해한다. 요즘 같은 때엔 경제 위기, 기후 변화, 팬데믹 등 시대적인 상황이 불안을 자극하지만, 때로는 무엇이 불안한지도 명확하지도 않은데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 알프레트 아들러가 창시한 개인심리학의 일인자로 불리는 저자는 이런 다양한 종류의 불안을 조명하고, 불안을 어떻게 극복하고 벗어날지를 논한다. 아들러뿐 아니라 플라톤, 키르케고르, 미키 기요시 등 동서양 철학자 사상과 함께 자신의 경험과 철학도 녹여낸다.
다만 ‘철학’이라는 제목처럼, 책은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기 위함은 아니다. 오히려 냉철하다. 아들러 말을 인용해 “우리는 자신의 경험에서 받은 충격, 소위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게 아니라 경험 속에서 자신의 목적에 걸맞은 것을 찾아낸다. 자신의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자신이 부여하는 의미에 의해 결정된다”고 지적한다. 불안이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감정이라는 것이다. “힘내라” “당신은 소중하다”식의 적당한 위로보다, 본인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해부하는 과정에서 불안을 극복하기 좋은 측면이 있다.
“불안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낸 적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조금이나마 평온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저자가 밝히는 집필의 이유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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