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우크라·러 연쇄 방문.. 서방으로도 활동 넓혀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키이우 찾아
'제3세계 맹주'서 '글로벌 중재자'로 존재감 부각 시도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따라 방문해 양국 정상과 만날 예정이라고 인도네시아 외교부가 2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1월 발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국) 정상회의 의장국 자격으로 26일부터 이틀간 독일 슐로스 엘마우에서 열리는 G7(주요 7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잇따라 찾는다. 레트노 마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인도주의 지원과 평화 정착, 그리고 글로벌 식량 위기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일부 국가 정상이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지만 모두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동남아시아 국가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침략 국가인 러시아까지 방문함으로써 그가 이번 사태 해결에 모종의 역할을 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인도네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 “조코위가 푸틴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밀 수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4월 푸틴과 젤렌스키를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일부 서방국가가 푸틴을 올해 G20 정상회의 참석 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푸틴은 그의 초청을 받아들여 오는 11월 발리를 방문할 계획이다.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이자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사무국을 둔 인도네시아가 올해 G20 의장국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활동 반경을 서방으로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최근 움직임은 ‘비동맹의 맹주’로 활동해 온 과거의 광폭 외교를 연상시킨다. 1955년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참석한 ‘반둥 회의’를 개최한 인도네시아는 제3세계의 결집과 영향력 확대에 오랫동안 주력해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아세안 국가들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아세안 중심 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군부·종교지도자·정치엘리트가 아닌 서민 출신으로 2014년 10월 처음으로 대통령에 취임했으며 2019년 재선에 성공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그 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극단주의 테러리즘 등 긴급 현안에 있어 적극적 목소리를 내왔다. 또 중동의 대표적인 중재자 국가인 카타르와 손잡고 탈레반 장악 후 인도주의적 위기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2024년 이후에도 집권이 가능하도록 임기를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의 안보 전문 매체 풀크럼은 최근 “(2024년 차기 대선 전에) 조코위 측이 3선 이상 연임이 가능하도록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이는 인도네시아 내 민주 진영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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