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동부 요충지서 철수.. 루한스크주도 러에 넘어가나

정지섭 기자 2022. 6. 2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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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 공장에서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강하게 저항했던 동부 루한스크주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CNN 등 주요 외신들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현지 우크라이나군 책임자인 로만 블라센코는 이날 CNN에 “병력 철수가 시작돼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핵심 지역으로 돈바스에서 러시아와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 역할을 해온 곳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세베로도네츠크를 잃을 경우 루한스크주 전체가 러시아에 손에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루한스크주에 진입한 뒤 점령 지역을 빠르게 넓혀 왔다. 우크라이나군은 한때 러시아군으로부터 일부 점령 지역을 탈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교량 등 도시 기반 시설을 대거 파괴하고 보급로·대피로를 신속히 차단하면서 군인과 민간인들은 아조트 화학공장 등 제한된 공간에 고립됐다. 이 때문에 서방 군사전문가들로부터 도시 함락이 코앞에 닥쳤다는 비관적 전망이 며칠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세베로도네츠크 역시 끈질긴 항전에도 불구,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함락된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의 패배는 단순히 도시 함락을 넘어서 우크라이나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지도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세베로도네츠크 주변의) 리시찬스크까지 확보하기 위해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병력 2000명이 사방에서 포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최대한 신속하게 수도 키이우를 함락한다는 목표가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되자 동부 돈바스 지역을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떼어내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러시아는 목표를 수정한 후,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전황에 정통한 복수의 미 정부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침공 초기에 범했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어 돈바스 지역에서 우위를 점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작전과 병참, 군 사기 등 총체적으로 난국을 겪었던 초기와는 달리 지상·항공 병력의 협업과 물자 보급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으로 서방 국가들의 첨단 무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전세를 확 뒤집을 만한 ‘게임 체인저’ 수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지난 23일에는 미국에서 보내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이 도착했다. 앞서 21일에는 독일산 최신 자주포인 ‘판처하우비처 2000′도 우크라이나에 배치됐다. 그러나 소련제 무기에 익숙한 우크라이나군이 단기간에 이 같은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어려워 비관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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