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레이드 괜히 했나.."야구하면서 연타석 홈런 처음 칩니다"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트레이드의 불똥이 이렇게 튈 줄이야.
LG와 KT의 경기가 열린 24일 수원 KT위즈파크. 이날 KT의 8번타자로 장준원(25)이 선발 출전했다.
양팀은 지난달 21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T가 장준원을 영입하면서 LG에 202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한 것이다.
장준원은 KT로 이적하기 전까지 올 시즌 1군 경기 출전 자체가 전무했다. 아니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는 판이었다. 그러나 KT로 이적하면서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그는 지난달 28일 한화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이날 친정팀 LG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훨훨 날으며 팀이 9-6으로 역전승을 거두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장준원은 홈런과 큰 인연이 없었던 선수다. LG 시절에는 통산 홈런 1개가 전부였다. 그런데 KT 이적 후 벌써 홈런 3개를 기록하고 있다.
"나도 홈런을 치고 나서 어리둥절했다. 계속 흥분할 것 같아서 진정하려고 앉아서 숨도 쉬고 물도 한잔했다"는 장준원은 "한 경기에 멀티홈런과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이 야구하면서 처음이다"라고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LG여서 더욱 동기부여가 됐던 것은 아닐까. 장준원은 "항상 매 경기를 잘하고 싶다. 특히 스타팅으로 나갔을 때 내 플레이를 잘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상대가 친정팀이었다"라면서 "사실 느낌이 이상하기는 했다. 얼마 전까지 LG 유니폼을 입었고 선후배들과 코치님들도 다 잘 해주셨다. 예전에 있었던 팀과 경기를 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 그래서 경기 전부터 평상시와 똑같이 하려고 노력을 하기는 했다. 지금도 어색하다"라고 말했다.
장준원은 이적 후 자신에게 찾아오는 출전 기회에 대해 "아직 내가 기회를 완전히 잡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기회가 왔다는 생각은 든다. 이번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조금 더 집중하고 있고 경기에 나가면 소극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 코치님들이나 형들도 다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원하시고 그런 부분에 대한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부담 없이 나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그에게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남을 듯 하다. "트레이드가 되고 나서 전화도 많이 받았다. '트레이드가 너를 필요로 해서 데려온 것이기 때문에 너만 잘하면 충분히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는 장준원은 "트레이드가 터닝포인트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서는 장준원이 뛸 만한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 LG는 결국 장준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면서 신인 지명권을 획득, 미래를 내다봤지만 '부메랑'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KT 장준원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KT 위즈 경기 5회말 첫 타자로 나와 솔로포를 쳤다. 사진 = 수원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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