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요즘 날씨를 잠시 식혀주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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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하늘과 푸른 강물, 산뜻한 색감의 강기슭 숲 풍경 여기저기 목욕하는 여인들이 보인다.
르누아르가 1883∼1884년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르네상스의 대가 라파엘의 그림을 보고, 그의 인물 묘사 방식과 데생에 심취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귀국 후 육감적인 여체를 부드러운 윤곽선으로 묘사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1887년 이후는 다시 인상주의적 색채 구사를 살리고, 부드럽고 육감적인 여체 묘사를 결합한 목욕하는 여인들 작품을 연속해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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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는 자연과 현실 속 대상의 시각적 진실에 가까이 가려 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대상 표면에 나타나는 빛의 변화를 통한 색의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다. 현실이란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생성이요, 결정된 상태가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임을 나타내려 했다. 자연 속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해간다는 생각을 갖고, 빠르고 거친 기교로 빛의 효과들을 그림에 담으려 했다.
인상주의의 이런 이론은 당시 발달한 과학의 영향에 의해서 탄생했다. 프리즘이 발명되고 광학이론이 발달하면서 자연 대상이 고유색을 갖는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무너졌고, 대상의 색은 빛을 이루는 7가지 색 중에서 반사되는 색에 의한 것이며, 시간에 따라 빛의 양이나 세기가 달라지면 대상 표면의 색도 변한다는 주장을 그림에 반영하는 것이다.
르누아르는 이런 색채 구사 방식에다 인물 묘사도 강조해서 풍경만을 주로 다룬 다른 인상주의자들과 차이점을 보였다. 르누아르가 1883∼1884년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르네상스의 대가 라파엘의 그림을 보고, 그의 인물 묘사 방식과 데생에 심취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귀국 후 육감적인 여체를 부드러운 윤곽선으로 묘사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1887년 이후는 다시 인상주의적 색채 구사를 살리고, 부드럽고 육감적인 여체 묘사를 결합한 목욕하는 여인들 작품을 연속해서 그렸다. 이 그림은 그때 그린 것 중 하나이다. 여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요즘 날씨를 잠시 식혀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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