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사위원장 넘기겠다"..국회 원구성 물꼬틀까

김성훈 2022. 6. 2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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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국힘 법사위원장' 제안에
권성동 "이행 약속 다행이지만 양보 아냐"
민주, 사개특위·'검수완박' 소송 취하 조건..국힘은 반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오른쪽) 원내대표와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이번 제안으로 한 달 가까이 지연된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이 법사위 양보의 조건으로 내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각종 소송 취하 등을 국민의힘 측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야는 주말에도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홍근 “원내 1당으로서 국회 정상화 책임”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면서 “그 대신 국민의힘도 양당 간 지난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공전해 온 여야 협상은 이날 민주당 측에서 ‘법사위 양보’ 카드를 꺼내 들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 됐다. 박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국회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정이 있고, 민생위기와 관련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원내 1당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협상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이었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일정 부분 물러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당장 이를 개선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21대 국회 내에 반드시 대안을 마련해 22대에서는 법사위를 누가 맡느냐로 국회가 파행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조정 문제는 시간을 두고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는 전직 원내대표들의 약속이지만 (법사위를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인이 직접 한 합의의 이행 여부에 대해 상응하는 답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당시 권 원내대표가 약속한 사개특위 구성 등을 지키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여기에 ‘검수완박’ 국면에서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등을 취하해달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박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를 이행함으로써 여야 간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면서 “월요일(27일) 오전까지 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법사위, 이미 약속한 것…추가 조건 보겠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굉장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의사 표시한 점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민주당이) 양보한 게 아니다. 그건 이미 약속했던 것”이라며 “어떤 또 요구 조건이 있을지 추가적인 조건을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제시한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 과정에서 이뤄진 국민의힘의 권한쟁의 심판 등 소 취하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미 검수완박 관련 사법개혁특위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거부당한 사안”이라며 “만약 사개특위를 동의한다면 검수완박 법안 자체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양금희 원내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오늘 발언은 수용 불가능한 기존 주장들의 순서와 표현을 바꾸어 말했을 뿐 실질적인 내용에서는 아무 차이가 없이 똑같은 입장을 견지한 것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다면, 원구성 ‘꼼수 시도’를 중단하고 약속이행과 함께 국회 정상화에 진지하게 임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 모처에서 만나 실무 협상에 나섰다.

이 회동이 끝난 뒤 국민의힘 송언석 수석은 기자들을 만나 “표현이 달리 됐을 뿐,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 지금의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며 “사개특위를 어떻게 받느냐. 사개특위를 당장 정상화하는 것은 우리 당에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검수완박’ 관련 소 취하 역시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민주당 진성준 수석은 “국민의힘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과, 국회 사개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검찰개혁 합의문 이행의 첫걸음”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진 수석은 이어 “빠르면 주말 중에도 국민의힘 원내수석과 회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지 않으면 권성동 원내대표의 답신도 있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제 기다려보겠다”고 국민의힘에 공을 넘겼다. 양측은 이르면 오는 주말 다시 만나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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