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폭염, 온열 질환자 70% 늘었다

김민정 기자 2022. 6. 2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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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눈처럼 내리는 물살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올해 이른 찜통더위로 전국에서 열사병 등 온열(溫熱)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상청이 올여름(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한 가운데, 올해 첫 폭염경보 발령은 작년보다 21일 빠르다. 이른 무더위에 온열 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질병관리청의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전국 응급실 497곳을 방문한 온열 질환자는 163명으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94명)의 1.7배로 늘었다. 환자는 실외 작업장(44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논밭(34명), 길가(23명), 운동장·공원(16명) 등 순이었다. 실외 발생(89%)이 대부분이었지만 실내 작업장(6명)과 집(6명), 비닐하우스(4명) 등에서도 발생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12시(28명), 오후 3~4시(24명), 오후 4~5시(20명)에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는 50대(28명), 60대(25명), 20대(23명), 40대(22명) 등 순이었다.

온열 질환은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온열 질환에는 비교적 가벼운 탈진(일사병)도 있지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도 있다”며 “노인과 아이, 심장병 환자와 비만인 사람, 이뇨제·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 등 약물 복용자,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온열 질환자가 앓은 증상 중엔 일사병이 가장 많고, 이어 열사병·열경련·실신 순이다. 일사병은 어지럼증·피로·무력감·발열 등이 나타나는데, 서늘한 곳으로 옮겨 안정을 취하며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먹어야 한다. 열사병은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땀이 나지 않고 의식 변화와 오심·구토가 심하다. 즉시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물을 억지로 먹여서는 안 된다. 더위 속에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나타나는 근육 경련인 열경련은 그늘로 이동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고 전해질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음료가 없다면 물 1L에 소금 1~2 티스푼을 넣어 먹으면 된다. 노인이나 어린이 등은 무더위에 노출됐을 때 혈관이 확장되면서 가볍게 실신하기 쉽다. 이럴 때에는 시원한 장소로 옮겨 머리를 낮게 두고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선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른 폭염에 지난달 식중독 발생 신고 건수(잠정치)는 52건(645명)으로 지난해 5월 17건(203명)에서 크게 늘었다. 기온이 평균 1도 오르면 식중독 발생 건수는 5.3%, 환자 수는 6.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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