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임우진, 한국의 도시를 보다[책과 삶]

오경민 기자 입력 2022. 6. 24. 21: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지음
을유문화사 | 316쪽 | 1만6500원

매일 건너는 횡단보도부터 노래방과 PC방, 국회의사당, 우리 집 안방까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보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얼마 전 명품 브랜드 디올이 패션쇼를 열어 새삼 주목받은 이화여대 ECC, 프랑스 보르도의 생 카트린 광장과 강원 고성군의 인화이트 주택 등을 설계한 건축가 임우진이다.

프랑스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저자는 한국의 도시를 프랑스, 영국,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며 해부한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대중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도시전략을 수립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차량이 횡단보도 앞 정지선을 넘으면 신호등을 아예 볼 수 없도록 신호등 위치를 정해 정지선을 지킬 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다수가 이용하는 벤치에 칸막이처럼 손잡이를 설치해 한 사람이 벤치를 모두 차지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직접적으로 제한했다. 반면 한국은 정지선을 지키거나 타인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것을 개인의 양심과 시민의식에 기대한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저자는 사유를 다각적으로, 멀리 확장한다.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이 고함을 치는 이유를 국회 본회의장 구조에서 찾으며 동물학자의 생쥐 실험이나 한국인 남성의 평균 신장을 인용하는 식이다. 저자의 치밀한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기보다는 통통 튀는 생각에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다른 곳과의 비교는 부족함을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아지기 위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용도”라는 저자의 말은 이후 이어질 다소 시니컬한 분석에 대한 완충재 역할을 한다. 에세이식으로 쉽게 쓰였다. 사진이 많아 저자의 논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Copyright©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