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편의점 구독', 집밥은 '덩어리 구매'..고물가 생존기
[앵커]
요즘, 점심 한끼 사먹으러 나갔다가 식당 앞에서 멈칫 하는 분들 많습니다.
식당마다, 많게는 몇 천원씩 가격을 올려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죠.
점심값 올랐다는 의미로 '런치플레이션' 이런 말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5월 외식물가 상승률이 7.4% 24년 만에 가장 높았고 가공식품도 1년 전보다 7.6% 올랐습니다.
이러다보니 냉파 또는 선파, 즉 냉장고 또는 선반에 보관 중인 식재료로 한끼를 해결하는 방법까지 다시 유행할 정돕니다.
고물가 시대를 어떻게든 알뜰하게 버티려는 소비자들을 최은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한국어학당 1년 차 강사 김주희 씨는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찾습니다.
학교 근처 식당이나 교직원 식당의 절반 값 아래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방법은 할인 쿠폰 구독.
월 구독료 4천 원을 내면 도시락을 20% 할인된 가격에 열 번까지 살 수 있습니다.
["쿠폰 쓸게요. 혹시 통신사 할인도 돼요?"]
가능한 할인까지 챙겨 4,700원짜리 도시락을 3,300원에 삽니다.
[김주희/1년 차 직장인 : "일한 지 1년이 안 됐는데, 월급이 적은데 물가가 계속 올라서, 100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할인) 사항들을 세세하게 보는 편이에요."]
최근 한 달 새 이런 편의점 할인 구독자들이 많게는 배 이상으로 늘었는데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 식사 대용 간편식들이 주 이용 대상입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30%가량 싸게 파는 '마감 할인' 때 실속을 챙기기도 합니다.
[박훈민/직장인 : "이거는 오늘 2시까지인데, 유통기한이랑 먹는 거랑은 또 다르니까."]
대형마트에선 집밥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살피는 손길이 바쁩니다.
4년 차 주부 김민정 씨는 요즘 손질 안 된 '덩어리 고기'를 삽니다.
소분 작업 비용이 안 드니 손질된 고기보다 1kg에 1,000원 정도 저렴합니다.
한 대형마트에선 이처럼 큰 덩어리로 파는 고기와 회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직접 큰 고기를 썰어 나눠 보관해야 하는 등 손이 더 많이 가지만 식비를 생각하면 번거롭다는 생각이 사라집니다.
[김민정/주부 : "용량이 커서 이렇게 소분해서 하나는 김치찌개, 하나는 수육, 이렇게 해먹을 수 있어 가지고 가격 면에서 훨씬 저렴해요."]
지갑을 열기 전 알아보고, 따져보고.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짠물 소비'는 생존법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김상민 조은경/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최창준
최은진 기자 (ejc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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