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에 산화된 21살 군인이 보낸 편지..70년 만에 세상 빛

홍우표 2022. 6. 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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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25)이 6·25 전쟁이 발발한지 72주년이 되는 날이죠

청주시 현도면이 고향인 전사 군인이 생전에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글이 극적으로 세상 빛을 보게 됐습니다.

애틋한 가족애 그리고 전시 군대생활상을 알수 있는 故 안노순 하사의 편지글을 CJB가 70년 만에 공개합니다.

홍우표 기자입니다.

<리포트>
당장이라도 바스라질 듯한 갱지에 빼곡히 자필로 써내려간 편지.

부대장이 부대원의 집에 보낸 등사물 밑 여백에 써내려간 편지글에는 '기체후일향만강'이라는 공손한 표현으로 시작해 가족과 일가친척의 안부를 묻는 애절한 마음이 녹아 있습니다.

과거 군대가 그랬듯 한국전쟁 당시에도 병사들에게 용돈이 필요했습니다.

2만원을 부쳐달라는 자식의 편지에 어머니는 10만원도 부족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겨우 3만원만 보낸다며 애틋한 모정을 나타냅니다.

청주시 현도면이 고향인 고 안노순 하사와 관련된 19통의 편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2년 전후에 군대생활과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을 앞두고 양아록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가 발굴했습니다.

<인터뷰>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초인적인 영감이라고 '이거 괜찮을 것 같다' 교과서 무게떼기로 산거죠. 종이도 그래서 '별거 아니겠다'싶었는 데 나중에 자세히 보니까 이게 귀중한 자료라는 걸 알게됐죠.."

지금도 드문 일이지만 선임하사가 직접 부대원의 집을 방문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도 있습니다.

유독 색깔이 뽀얀 종이.

미국 적십자사의 종이를 빌어 쓴 편지글에는 부상을 당해 X-ray를 찍었다는 내용도 등장입니다.

미군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가족과 부대장들의 편지를 통해서 적어도 한국전쟁 기간동안에 한국에 어떤 역사적, 경제적 인쇄기술, 전반적인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이 편지글의 주인공인 5사단 36연대 소속 안노순 하사는 1953년 경기도 화천에서 진지정비 도중 중공군의 포탄에 맞아 산화했습니다.

그의 22살 생일이 아흐레 지난 날이었습니다.

CJB 홍우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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